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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위원들 “물가 억제 확신 못해”…금리인하 지연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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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5. 23. 14:03

FOMC 회의록 "긴축정책 의향"언급도
"인플레 둔화되면 연말께 금리인하 가능"
Federal Reserve Minutes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b) 의장이 지난 1일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E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최근 세 차례나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뒤 현재 23년 만에 최고 수준인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만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열린 FOMC에서 위원들은 현재의 금리 정책이 물가를 억제하는 데 충분한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실제로 회의 서면 기록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위험이 그런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구체화될 경우 긴축 정책(금리 인상)을 취할 의향이 있음을 언급"한 위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리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이 지난 해 7월까지 40년 만에 가장 급격한 금리인상 조치를 취한 뒤 고금리 상태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 물가 압력이 눈에 띄게 완화되면서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1분기 물가 지표가 미 경제의 강한 모멘텀을 가리키면서 연준은 금리 인하 논의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지수 기준으로 작년 10∼12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1∼0.2%에 그쳤다. 이는 파월의장이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배경이다.

그러나 올해 1월 들어 상승률이 0.5%로 급반등한 데 이어 2∼3월에도 2개월 연속 0.3% 상승률을 나타내며 고물가 고착화 우려를 키웠다. 연준의 목표인 연간 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려면 전월 대비 상승률이 평균 0.2%를 넘지 않아야 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지금 금리를 올릴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지표 둔화세가 3∼5개월 정도 지속된다면 연말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연준 위원들이 2가지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금리를 너무 빨리 내려 지출, 투자를 자극하고 자산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에 실패하는 위험이다. 다른 하나는 긴축정책이 노동시장을 둔화시키고 있다는 증거를 너무 오래 기다리다가 경기침체와 동시에 발생하는 전형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받게 되는 위험이다.

이날 연준의 매파적 분위기가 알려진 미국에선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식, 채권, 원유 가격은 하락하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주가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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