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보험료 수입 기반 약해져"
의약단체 "저수가 구조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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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개최한 '2025년도 수가 계약 간담회'에서 건보공단은 재정지출 부담을 우려해 합리적 균형점을 강조하며 예년과 다르지 않은 입장을 보였다. '수가'로 불리는 요양급여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1년씩 계약이 이뤄지며, 매년 5월 31일까지 체결해야 한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3년간 재정 수지는 다행히 흑자였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 가능 인구는 감소하고 저성장 기조로 보험료 수입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의 침체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별 의료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라며 "왜곡된 의료 전달 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의약단체는 저수가 구조를 탈피하고 수가 인상을 촉구하자는데 입을 모았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은 "그간의 수가 협상은 지출 억제와 가입자 부담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제부터라도 공단이 의료 공급의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균형 있는 협상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마경화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은 추가소요재정의 중요도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껏 '미래 건보 재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며 현재 막힌 곳은 너무 방치한 것은 아닌가 싶다"면서 "큰 구멍은 별도 재정을 투입해 막을 수 있지만, 작은 구멍은 수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소요재정(밴딩)의 규모는 의약단체의 가장 큰 관심사다. 투입 재정 규모가 커야 각 유형이 가져갈 수 있는 몫도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소요재정은 1조 1975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늘어났다. 2023년도 수가 협상 당시에만 해도 1조 원 내외로 결정되며 아쉬운 결과로 받아들여졌던 만큼, 올해는 어떤 결과로 의약단체에 돌아갈지 이목이 집중됐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도 마 부회장의 발언에 동감했다. 그는 "먼 미래에 있을 일 때문에 현재의 모순과 개선점을 방치한 게 아닌가 한다"며 "이제부터라도 적정 수가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의사 규모는 13만 명, 한의사 규모는 3만 명인데도 한의의료기관이 차지하는 건보 진료 수가 비중은 약 3%에 머물렀던 것을 지적하며 "지금껏 건보공단의 미래 재정 안정을 위해 많은 의료인 희생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한의사에게도 적정 수가 배치가 됐으면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부디 올해는 전년 대비 진료비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경영 악화와 여러 상황을 겪는 보건 의료계에 합리적 수가 측정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또 "필수 의료가 강조되고 있지만, 환자의 조제·조제 투약에 최선을 다하는 약국은 보험 정책이나 재정 투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올해는 협상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순옥 조산협회장은 "(분만으로) 필수 의료의 한 부분을 맡고 있으면서도 수가가 너무 낮아 줄지어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며 "필수 의료 분야에서 약 2500명의 협회원이 출산을 돕고 있는데 분만을 위한 수가 조정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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