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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4월2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전례를 고려해서 정부 입장을 정했다"며 "한·일 양국 간 역사 문제는 일본 측 동향을 계속 주시하며 이에 상응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참석한 의원들은 집권 자민당과 야당인 일본유신회 등에서 9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일본 외신은 보도했다. 극우성향 의원으로 구성된 야스쿠니 모임은 매년 춘계·추계 예대제, 종전 기념일에 이곳에 모여 집단 참배를 해오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봄 제사인 춘계 예대제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으로,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납을 봉납하는데, 이번이 8번째다. 춘계 예대제 시기와 맞물려 패전일인 8월15일에도 공물 다마구시료를 봉납하고 있다.
한편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기리는 시설로, 이 중 90%는 태평양전쟁에 관여했던 인물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우리측 2만여 명도 합사돼 있으나, 신사 측은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와 함께 이와 관련한 반성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이후 관행이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