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면이 죽는 장면은 몸이 떨리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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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석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에서 자신이 느낀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이렇게 말했다. 7년간의 전쟁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사람의 먹먹한 마음을 온 몸으로 느꼈단다.
'노량'은 김한민 감독의 '명량'(2014), '한산: 용의출현'(2022)에 이은 이순신 3부작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임진왜란 막바지인 1958년 12월,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전히 섬멸하려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다. 개봉 첫날부터 영화 '서울의 봄'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지난 7일 기준 누적관객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김윤석은 배우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앞서 두 배우들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다 특히 '명량'(2014)은 역대 한국 영화 최다인 1761만명의 관객수를 기록 중이어서 부담이 컸다. 촬영 전 김 감독을 만나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읽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이 장면과 대사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신에게 설명했단다. 그를 믿고 그의 계획대로 연기했단다.
"연극계에선 배우가 자신의 나이에 맞춰 20대에 '로미오와 줄리엣', 30대에 '햄릿', 40대에 '리어왕'을 공연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요. 50대인 제 나이와 비슷한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맡게 돼 감회가 남달랐어요. 게다가 김한민 감독을 만났을 때 '다 계획이 있구나'하고 느꼈어요. '명량'과 '한산' 그리고 '노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지 말이죠. 자연스럽게 이순신 장군을 받아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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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에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는 3년상도 다 치르지 못하고 전쟁터에 다시 나가요. 기적에 가까운 승리를 이끌지만 자신과 가장 닮은 셋째 아들 이면이 왜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죠. 가장 힘든 시기의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어요. 영웅이지만 한편으로는 7년간 군인의 신분으로 살았던 불행한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에게 가장 큰 벌이 자식이 먼저 떠나는 걸 보는 장면이라고 하잖아요. 꿈에서 아들 이면이 죽는 것을 눈앞에서 보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온 몸이 덜덜 떨렸어요. 대사가 잘 안 나오는 경험을 처음 했어요. '노량'은 슬픔의 감정이 계속 깔려 있어요. 전쟁을 치른 건 임금이 아니라 병사들과 장군이죠. 7년간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가족도 잃은 장군이기에 더욱 더 절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시사회를 본 어떤 배우가 장군이 '가슴에 칼을 담은 사람같다'고 말해줬는데 정말 그렇게 느껴졌어요. 끝까지 전쟁을 올바르게 끝내려 했던 장군의 마음이 와닿았죠."
김윤석은 이순신 3부작을 완성한 김 감독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그만큼 이순신을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란다.
"이순신 3부작을 끝낸 것은 정말 대단해요. 10년이 늙을 만큼 힘든 작품을 세 편이나 찍었으니 말이죠. 역사적 고증을 비롯해 의상, 대포, 총, 칼 등 준비해야 할 것도 정말 많잖아요. 김 감독에게 최고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끈기입니다."
김윤석은 이렇게 힘들게 완성된 '노량'이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량'은 CG에만 800명의 인원이 1년 동안 함께 작업했어요. 무술팀도 굉장히 많은 고생을 했죠. 그렇게 열심히 '노량'을 만든 사람들이 보람을 느낄 정도로 결과가 나온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또 '노량'에서의 이순신 장군이 관객들을 설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너무나 기쁘고 고마울 것 같아요. 이순신 3부작은 끝나지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길 바랍니다. 더 뛰어난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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