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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우리 군의 방위력개선사업 하나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미국에서 들여오기로 한 해상작전헬기 MH-60R(시호크)에 장착할 어뢰가 미국의 사정으로 당장 도입이 어렵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발생한 세계적 공급망 문제 때문에 MH-60R에 장착할 경어뢰 MK-54가 오는 2029년 이후에나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잠수함작전 핵심전력이 타격수단이 빠진 채 작전에 투입될 위기에 처했다.
방위사업청은 당장 작전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발주된 P-8(포세이돈) 해상초계기용 경어뢰 MK-54를 돌려 막기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응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외국 방산기업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 어떤 이유에서든 공급을 미루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이번 기회에 MH-60R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경어뢰 '청상어'를 장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방위사업청은 MH-60R에 MK-54과 유사한 성능을 보유한 국산 경어뢰 '청상어'를 장착 할 수 있도록 당장 미국 정부와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마침 MH-60R의 제작사인 록히드마틴도 긍정적이다. 이미 청상어의 제작사인 LIG넥스원과 관련 접촉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더 나아가 이번 기회에 P-8 해상초계기 등 우리 군이 도입하는 다양한 외국산 무기체계에도 국산 무장을 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한국형전투기 KF-21(보라매)의 개발에 맞춰 각종 항공무장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방산기업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해상작전헬기 1차 사업으로 들여온 AW-159(와일드캣)에는 국산 경어뢰 '청상어'가 장착됐다. 이렇게 외국산 플랫폼에 국산 무장을 장착하면서 이후 AW-159를 도입한 필리핀은 '청상어'를 무장으로 채택했다. 새로운 수출 시장이 열린 것이다. MK-54 도입 지연이 폴란드 방산수출 2차 계약이 미뤄지면서 자칫 위기에 처할 수 있는 'K방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