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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감독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 감독의 영화 여정을 돌아보는 동시에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감독의 작품 세계를 유럽 관객과 나누고자 기획된 특별한 회고전이다. 정 감독은 런던아시아영화제를 찾아 연출작을 직접 소개하고 영국 및 유럽의 평단, 관객들과 만나 대화하는 자리도 갖는다.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가 핵심 섹션으로 내세운 '정지영 감독 회고전'은 정 감독의 영화 8편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주목받는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협력해 진행하는 이번 회고전의 상영작 8편은 정 감독의 대표작인 동시에, 한국 영화 100년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품들이다.
정 감독은 1983년 영화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연출을 시작해, 개봉을 앞둔 '소년들'까지 총 17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세상의 변화를 이끈 부조리한 실화 사건부터 역사의 변곡점이 된 순간들을 집요하게 포착한 작품들까지, 감독만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평단의 호평과 대중적인 성과를 두루 거둔 거장으로 통한다.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이뤄지는 '정지영 감독 회고전'은 영국을 넘어 유럽에 한국영화 거장의 작품 세계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최초의 자리로 의미를 더한다.
회고전의 개막작은 정 감독이 가장 최근 연출한 '소년들'이다.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를 시작한 수사반장의 이야기다. 배우 설경구가 주연을 맡아 현재 개봉을 준비 중이다.
이어 '남부군'(90), '하얀전쟁'(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94), '부러진 화살'(12), '남영동 1985'(12), '블랙머니'(19)가 이번 회고전을 통해 공개된다. 정 감독이 영화계를 바라보면서 품은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판'(12)도 회고전에서 소개되며 특히 상영작 가운데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디지털 복원 버전으로 이번 회고전을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런던에서 처음 공개된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회고전을 갖는 정 감독은 "런던에서 회고전을 연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제는 아티스트를 대우하는 곳이고, 나는 평소 스스로 대중 영화감독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해외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내 영화의 회고전이 얼마나 관심을 불러일으킬까 걱정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랬던 정 감독은 이번 회고전을 '한국영화 다양성을 유럽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런던아시아영화제의 기획 의도에 공감해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정지영! 너 괜찮은 감독이야. 제법 많은 이들이 너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말로, 회고전을 앞둔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이번 회고전에 맞춰 런던아시아영화제를 직접 찾아 영국 관객들과 만난다. 회고전 개막식 참석은 물론 대표작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도 나선다.
특히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정지영 감독 회고전'이 단지 영화 상영에 머물지 않고, 현재 영국에서 활발한 한국 영화 연구와 접목될 수 있는 확장의 기회도 마련했다. 영국 내 대표적인 교육 도시이자 한국영화 등 아시아문화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셰필드, 노팅엄 지역에서 정지영 감독의 대표작 '하얀전쟁'과 '블랙머니'를 상영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기획했다.
또한 런던아시아영화제는 회고전에 맞춰 영국 비평가 협회장을 비롯해 유수의 평론가들이 참여한 '정지영 감독 평론집'(영문)도 발간한다. 회고전에 초청된 8편에 대한 평론가들의 리뷰와 작품 소개, 인터뷰가 수록될 예정이다.
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정 감독은 40년동안 활발히 활동하면서 끊임없이 사회의 부조리와 정의에 대해 고민해온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창작자다. 베트남 전쟁부터 법정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를 담은 감독의 작품 8편을 통해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영국에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영화 연구가 활발한 대학 도시에서의 순회 상영도 기획해, 영국 내 한국 영화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오는 10월 18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