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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중국의 커져가는 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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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8. 20. 17:49

아시아투데이 주필
미국 오바마 행정부 때까지만 해도 중국은 한때 머지않아 미국의 경제력을 추월하여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내외의 전망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그런 전망들은 사라지고 이제는 중국 앞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들만 쏟아지고 있다. 중국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때부터다. 그는 중국이 불공정한 경제 정책으로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중국을 적대하며 무역 보복 등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만 해도 자신감이 넘치던 중국은 그런 트럼프의 조처에 맞대응으로 일관하며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 정책을 더 강하고 정교하게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의 자충수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즉 중국이 서방에 약속했던 일국양제를 무시하고 홍콩을 통합한 데다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시장 질서에 반하는 모택동주의적 시장통제 정책으로 서방의 중국에 대한 불신을 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보여준다며 지나치게 철저한 봉쇄정책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의 공장들이 상당수 문을 닫아 세계 공급망에 차질을 빚게 되어 중국은 점점 세계 공장으로서 매력을 잃게 되었다.

여기에 중국이 러시아와 가까워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묵인하거나 동조한 것이 중국에 대한 서방의 불신을 더 키우고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그로 인해 이제 중국은 미국과 서구의 확고한 적대와 견제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과거 유럽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었으나 이제 적어도 안보적 사안이나 첨단산업 등 중요한 분야의 협력은 아예 불가하게 되었다. 미국과 EU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제품의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서방의 대중국 투자가 확연히 줄고, 중국 투자 기업들이 중국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대미 수출국 1위 자리에서 3위로 추락했고, 공장으로서 중국이 인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등 Altasia(대안적 아시아)에 의해 대체되어 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은 인구의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로 값싼 노동자의 무한한 공급으로 가능했던 인구 보너스가 사라졌다. 또 '중화민중의 위대한 부흥'을 외친 중국몽의 실현을 위한 공동부유 정책으로 민간 영역의 국가 통제의 강화로 민간 영역을 위축시키고, 부유한 중국인들의 탈중국을 초래하고 있다. 부자들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조차 중국의 공산당 리스크, 임금 상승, 나쁜 이미지,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서방의 공급망 문제 등으로 탈중국의 물결이 일고 있다. 여기에다 일대일로 사업의 부실로 수백조의 손실을 입고, 중국 GDP의 29%를 차지하는 부동산 거품이 터져 나오는 데다 1억채 이상의 빈 건물이 즐비한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하여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하고, 16~24세의 청년 실업률이 23% 수준에 이르자 중국 당국은 이제 아예 실업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로 인하여 중국은 여러 경제적, 산업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자 지방정부와 기업의 막대한 부채 등 그간 감추고 있던 위험들이나 적당한 땜질로 돌려막던 고질들이 경제적 어려움 및 서방과의 불협화음으로 이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중국 전문가 피터 자이한 교수는 "중국 경제가 2030년 전에 붕괴의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중국은 강해지기도 전에 쇠퇴하고 있다(未强先衰)고 말해진다.

중국은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세계의 공장이 되어 상당한 경제 발전을 이루어 중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이제 중국이 더 발전하려면 시장의 통제를 줄이고 더 많은 시장의 자율과 민간 영역의 확대로 산업을 더 고도화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민간 영역과 그들의 자율성이 커지면 자신들의 지배권을 잃을까 두려워 그렇게 할 수 없다. 그 두려움이 공동부유로 포장되어 국진민퇴(國進民退)의 구실이 되었다. 이것이 중국의 근본적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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