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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르피갸로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의 상업시설에서 종이 영수증 자동 발행이 이달 1일부터 중단된다고 보도했다.
만약 물건 등을 구입한 후 영수증을 원할 경우 종이 영수증을 따로 요청하거나 이메일, 휴대폰 메시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디지털 영수증으로 받을 수 있다. 올리비아 그레고아 중소기업·통상·수공업·관광 장관은 "종이영수증 자동 발행을 중단한다고 영수증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상공인의 반발에도 시행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종이 영수증 자동 발행 중단안은 올해 1월 1일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소상공인의 반발로 3개월 연기된 바 있다. 그러나 한 차례 연기된 날짜인 4월 1일에도 소매업계는 여전히 종이 영수증 대체안을 마련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8월 1일로 시행일이 연기됐다.
이달부터 종이 영수증 자동 발행 중단안은 시행되지만 소상공인업계는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환경 보호를 앞세워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번 안을 추진한다는 불만이다.
종이 영수증이 자동으로 인쇄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시스템 변경이 가능한 대형 유통체인이나 패스트푸드 체인에선 이미 자동 발행 중단안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영수증 발행과 종이 영수증 자동 발행 중단 등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전담팀이 없는 소상공인의 경우 이번 시행안을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 까미는 "우린 수기로 장부를 작성하며 영수증 자동 발행 중단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재정적·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이번 시행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카드 기계의 경우 고객용 영수증을 인쇄할 것인지 묻는 단계가 있지만 계산대 기계의 경우 자동으로 인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옷가게의 특성상 교환이나 환불하러 오는 고객들이 많은데 종이 영수증이 없는 경우 교환 및 환불이 어려워 고객과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문제는 영수증을 요청하는 주체다. 사업자가 먼저 고객에게 '영수증이 필요하냐'고 물어봐야 하는지, 아니면 고객이 먼저 '영수증이 필요하다'고 사업자에게 요청해야 하는지 등 명확한 지침이 없어 혼란을 빚어내고 있다.
프란시스 팔롬비 프랑스상인협회장은 "종이 영수증은 대체로 인쇄되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며 이번 시행안이 환경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팔롬비 회장은 "종이 영수증 자동 발행 중단안을 실시할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이란 없다"며 소상공인을 설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