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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바그너그룹이 폴란드 진격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폴란드의) 바르샤바와 제슈프를 방문하고 싶어한다"면서 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군사 지원에 반격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제슈프와 우크라이나 국경 사이 거리는 100km도 되지 않는다.
그는 바그너그룹이 폴란드에 원한을 품고 있으며 바흐무트에서 싸울 때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장비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기존에 합의했던 대로 바그너그룹을 벨라루스에 붙잡아두겠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를 최전방에서 지원하는 폴란드를 위협하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에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와의 굳건한 동맹을 재차 강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사이를 벌어지게 하려는 푸틴의 시도는 실패한 우크라이나 침공과 마찬가지로 소용 없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러시아 제국주의와 국제법 위반에 맞서 언제나 단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달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이 무장반란을 일으킨 후 처음이다.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은 무장반란 실패 이후 벨라루스로 이동한 바그너그룹이 폴란드 국경 근처에서 벨라루스군과 합동훈련을 펼치며 인근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현재 최대 5000명의 바그너그룹 용병이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다.
전날 CNN 방송은 군기지에 차량과 장비가 속속 집결하는 등 벨라루스가 군사적으로 급격히 변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회사 '엄브라'가 최근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벨라루스 중부 첼에 있는 군기지에 차량과 장비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는 지난 16일 민간 위성기업 막사테크놀로지가 공개한 같은 장소의 사진에서 화물 트럭 약 10대, 버스 5대 정도만 포착된 것과 대조적이다.
우크라이나 영문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도 지난 19일 바그너그룹의 9번째 호송대가 M5 고속도로를 따라 벨라루스 동부 바브루이스크에서 아시포비치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시포비치와 첼은 불과 20km 떨어져 있다.
이에 폴란드는 벨라루스와 인접한 동쪽 지역에 병력을 강화하며 혹시 모를 바그너그룹의 습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앞서 폴란드 정부는 "벨라루스군과 바그너그룹의 합동훈련은 의심할 여지 없는 도발"이라며 폴란드 병력을 벨라루스 접경 지역과 가까운 동쪽으로 더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