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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최장수 총리 사직, 난민 정책 이견에 연립정부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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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7. 09. 15:31

우크라 전쟁 등 여파 난민 급증에 숫자 제한 논쟁
NETHERLANDS GOVERNMENT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8일(현지시간) 국왕에게 내각 사퇴에 관한 보고를 한 뒤 헤이그 하우스텐보스궁을 나서고 있다. / EPA=연합뉴스
네덜란드 연립정부가 난민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붕괴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 마르크 뤼터는 이로써 13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네덜란드는 오는 11월경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뤼터 총리는 전날 텔레비전 방송에서 "연립정부 동반자들이 이민 정책에 관해 다른 의견이라는 점은 비밀이 아니다. 불행하게도 오늘 우리는 이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왕에게 내각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네덜란드 정부는 뤼터 총리의 사직서 제출을 확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네덜란드 연립정부에는 뤼터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VVD)과 진보 성향 D66, 중도우파 성향 기독민주당(CDA), 보수 성향 기독교연합당(CU) 등 4개 정당이 참여했다.

뤼터 총리는 최근 수년간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네덜란드에 유입되는 난민이 크게 증가하고 수용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커지자 난민수를 제한하기 위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파트너 정당들을 설득해 왔다.
이들은 난민 가족의 재결합에 2년의 대기 시간을 부여하는 뤼터 총리의 제안과 망명을 분쟁에 관한 망명, 박해에 관한 망명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놓고 논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당들은 망명 분류 방안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난민 가족 재결합 대기시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뤼터 총리는 전쟁 난민 가족의 입국을 매달 최대 200명까지만 허용하자고 제안했고 기독교연합당과 D66이 이에 강력히 반대했다. 지난해 네덜란드에 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4만6000여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그 수가 7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네덜란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현 연립정부가 분열하면서 네덜란드는 오는 11월 중순 이후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뤼터 총리는 선거 이후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과도정부를 이끌 예정이다. 뤼터 총리가 다음 선거에서도 자유민주당을 이끌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뤼터 자신은 이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였다고 NYT는 보도했다. 2010년 총리직에 오른 뤼터는 지난 1월부터 4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가 됐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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