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측면 공격 가능성도 "방향전환 부대 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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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바그너그룹의 '짧은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러시아 최고의 부대 중 일부를 전장에서 철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정규군 이상으로 전과를 올리며 우크라이나군에게 큰 피해를 안겼던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하고, 러시아 자치공화국 체첸군 3000명 가량이 모스크바 방어를 위해 이동하면서 병력이 분산됐다는 것이다.
또 대테러 작전 체제가 발령되기 전까지 바그너그룹이 거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루 만에 모스크바 200㎞ 내까지 도달하면서 러시아의 보안과 군사력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AP는 지적했다. 실제로 바그너그룹은 진격 과정에서 자신들이 러시아 정규군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러시아의 내분은 우크라이나에게 좋은 징조로,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승리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러시아의 무장반란 사태와 관련해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평가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푸틴 정권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바그너그룹이 여전히 전장에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용병 부대의 손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야망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단기적 변화는 없을지라도 러시아군에는 사기 저하를, 우크라이나군에게는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그너그룹의 반란에 따른 영향이 장기적으로 어느 측에 호재가 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이번 사태로 굴욕을 겪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러시아 외부에서 새로운 위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군 전 참모총장을 지낸 리처드 대낫 상원의원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벨라루스에서 효과적인 규모의 군사력을 모으게 되면 이는 우크라이나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측면을 잘 관찰하고 일부 방향 전환이 가능한 부대를 둬 벨라루스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사령부 대변인은 바흐무트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1km까지 전진했으며 러시아군에 약 400명의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또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이 전선의 전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