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경제성장 이끈 미초타키스 총리 공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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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그리스 내무부는 개표가 90% 넘게 진행된 상황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단독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40.55%,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17.84%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민당은 지난달 21일 1차 총선 때보다 격차를 벌리며 단독 재집권에 성공했다. 2020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2차 총선에서 제1당은 최소 20~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으며, 신민당은 전체 300석 가운데 158석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취임한 미초타키스 총리의 연임도 확실시된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총선 승리연설에서 "국민들이 우리에게 넉넉한 과반의석을 준 것은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하라는 뜻"이라며 "임금 인상과 의료시스템 개혁을 통해 견실한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민당의 압승은 2010년 국가부도 사태를 겪었던 그리스 경제를 부활시킨 미초타키스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화답으로 평가된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에서 사회과학 학사, 경영학 석사(MBA)를 딴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켄지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은행가 출신 미초타키스 총리의 강점은 경제였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취임 후 경제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시장친화적 경제정책을 펼쳤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50% 증가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실업률도 2015년 27.5%에서 지난해 12.2%로 급락했다.
공격적인 경제부흥 정책으로 그리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이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2021년 8.4%, 지난해 5.9%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경제 성적표를 내놓은 국가로 그리스를 꼽기도 했다.
그리스 여론조사업체 라스의 마리아 카라클리우미 정치 분석가는 "유권자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해 누가 나에게 더 이익이 될 것인지를 따진다"며 "유권자들은 경제적 안정을 택했다. 미초타키스 정권에서 경제는 안정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초타키스 총리와의 선거에서 5전 전패를 당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이날 패배를 인정하며 그의 지도력을 당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전했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웠으나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