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터뷰] ‘귀공자’ 김선호 “저만의 연기 담은 레퍼런스 만들고 싶어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625010012471

글자크기

닫기

이다혜 기자

승인 : 2023. 06. 26. 00:00

김선호
김선호/제공=NEW
"저에게 간절함이요? 남들이 하지 않았던 레퍼런스를 만들고 싶어요."

21일 개봉한 영화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선호는 극과 극 상반된 매력을 지닌 정체불명의 추격자 귀공자 역을 맡았다.

귀공자는 명품 슈트를 갖춰 입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깔끔한 모습에 속내를 알 수 없는 해맑은 미소를 짓는 반면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섬뜩한 모습도 보인다. 드라마 '스타트업' '갯마을 차차차' 등 말랑말랑한 로맨스 코미디에서 보던 김선호의 모습과는 상반대 모습이다.

그런 연기에 김선호 역시 매력을 느꼈다. 평소 '신세계' '마녀' 등 박훈정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 팬이었기에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 함께 만난 자리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영광을 얻었지만 첫 촬영 전 불거진 사생활 논란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대안이 없었다"면서 김선호에 대한 믿음 하나로 레이스를 완성했다.
"저와 함께 가기로 결정해주셨는데 송구스럽고 또 감사하고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장경익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대표님이 '너만 괜찮으면 우리는 끝까지 할 생각이 있다'고 이야기해주셔서 '더 이상 민폐 끼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컸죠. 사실 제가 안 한다고 하면 영화가 더 미뤄지거나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라 따르겠다고 했어요. 이번 작업은 저를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어요. 촬영하면서 후회할 틈도 없었고 그저 감사했어요. 오로지 '이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라는 생각뿐이었죠. 괜찮아졌다는 말은 좀 조심스럽고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요."

김선호
김선호/제공=NEW
김선호
김선호/제공=NEW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 모든 걸 귀공자에 쏟아부었다. 캐릭터에 도움이될 만한 레퍼런스들을 찾아봤다. 특히 스탠리큐브릭의 문제작 '시계태엽 오렌지'(1971) 속 인물을 참고했다. 마르코(강태주)를 추적하며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이렇게 액션 연기를 길게 하는 건 처음이에요. 확실히 좋은 액션을 촬영하려면 많은 양의 다양한 것들을 준비해야 하더라고요.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 때문에 생기는 것들을 현장에서 합을 맞춰봐야 해요. 박 감독님이 원하는 액션이 있었어요. 너무 과하거나 선을 넘는 액션을 원하지 않으셔서 그것을 찾는게 어려웠죠."

귀공자
'귀공자'/제공=NEW
귀공자는 달리는 모습도 달라야 했다. 웃으면서 장난치듯이 힘들지 않은 척 뛰어야 했고 높은 고가다리 위에서도 뛰어내려야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그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고가다리에서 아래를 보고 감독님께 '살 수 있어요?'라고 했어요. 감독님이 원하는 액션 스타일이 프로 같고 위트 있고 깔끔함을 추구하셨어요. 대화를 나누다보니 감독님만의 세계관이 있더라고요. 많이 뛰어 내렸는데 기억이 안나요. 제가 겁을 먹어서 한 번 웃었는데 그 장면을 담으신 것 같아요."

김선호는 자신은 '느린 배우'라고 했다. 느리지만 유연 하려고 노력하고 한 번 알아들으면 차근차근 캐릭터를 구축해 나간다. 그럴 수 있던 이유는 많은 선배들의 좋은 레퍼런스가 있어서다.

"'조커'하면 히스 레저가 떠오르듯이 그 배우가 있어서 쉽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으로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힘든 작업이에요. 저도 언젠가 남들이 하지 않았던 레퍼런스를 만들고 싶어요. 인생에서 큰 변화는 생각하지 않아요. 늘 절실하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이다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