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년 만의 최대 규모 정부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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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서남부 그르노블 인근 크롤에 들어서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글로벌파운드리스의 공장에 29억 유로(약 4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공장을 짓는 데에 총 75억 유로(약 10조원)가 투입되는데, 비용의 약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셈이다. 르메르 장관은 이번 투자가 201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 보조금이라고 설명했다.
장 마르크 셰리 ST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공장 설립 지원계획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글로벌파운드리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성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과 프랑스의 FD-SOI(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공정 생태계를 강화하고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첨단기술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프랑스 내 신규 공장 설립이 2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토마스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스 CEO도 "오늘날의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지난 1년간 지원에 힘써준 르메르 장관에게 감사한다"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협력해 유럽의 역동적인 기술 생태계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반도체의 미국·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생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430억 유로 규모의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한 바 있다. 2030년까지 EU의 전세계 반도체 생산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EU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급망 점유율은 10%도 미치지 못한다.
르메르 장관은 이번 반도체 공장 지원 프로젝트가 유럽의 반도체 생산능력을 6% 강화시키고 1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프랑스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북부 '배터리 밸리'에 문을 열었다. 프랑스의 토탈에너지, 독일의 메르세데즈 벤츠, 미국-이탈리아의 스텔란티스가 합작한 오토모티브셀컴퍼니(ACC)는 오드프랑스 광역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올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는 유럽 완성차 기업들이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에 의존해온 관행을 탈피할 수 있도록 국내 배터리 공장 설립에 공을 들여왔고, 이를 위해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을 클러스터로 낙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