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전쟁 체감하며 푸틴 지지여론 약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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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무인기(드론) 공격 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러시아 시민을 위협하고 주거 건물을 공격한 명백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도발은 러시아의 상응한 대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시민은 자국의 지도자가 러시아의 대응을 유도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주택 일부가 파손되고 경미한 부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드론 공습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현재까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드론 공습에 따른 피해는 미미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수도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공습이라는 점에서 푸틴 정권에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전의 중요한 분기점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마크 카츠 미국 조지메이슨대 공공정책 대학 교수는 러시아 정부가 그간 방공망의 성공적 작동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모스크바에 무인기 공격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러시아 대중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전 작전 방식에 의문을 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러시아 용병기업인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왜 드론이 모스크바를 공격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느냐"며 러시아군 수뇌부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공습이 우크라이나의 작전이라면 대반격을 앞두고 러시아 부유층에게 전쟁 충격을 체감하게 하기 위한 심리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멀찍이서 '특별군사작전'을 지켜보던 이들이 전쟁 피해를 직접 경험하도록 해, 장기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 여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기 공습을 받은 루블료스카는 모스크바 내 손에 꼽히는 부촌이다. 루블료스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가디언에 "연속으로 폭발음을 들었으며 그 여파로 집이 흔들렸다"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윌리엄 레노 미국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대규모 동원령 승인을 꺼리는 것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여론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크렘린궁은 일반 국민에게 영향이 없는 특별군사작전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