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엔 실패…단독정부 구성 위해 2차총선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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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현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이 40.8%의 득표율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당수인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0.1%를 얻는 데 그쳤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신민당이 시리자에 불과 6~7%포인트 격차로 앞섰는데, 실제 선거에서 2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지며 뜻밖의 대승을 거둔 것이다. 그리스 내무부는 신민당이 전체 300석 중 145석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신민당은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151석에는 6석 미치지 못해 '연립정부 구성'과 '2차 총선 실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리스는 1990년 이후 최다 득표 정당에 50석을 '보너스'로 몰아주는 제도를 유지해왔지만 지난 2016년 해당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승리를 확신한 직후 지지자들에게 "안정된 국정운영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신민당 단독 정부를 원한다"며 강력한 정권 출범을 위해 2차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치프라스 전 총리도 이날 오후 미초타키스 총리에게 승리를 축하한다고 전하면서도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가능한 최고의 조건으로 마지막 선거전을 치를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변화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2차 총선은 7월 초에 실시될 예정이다. 2020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2차 총선에서는 제1당이 득표율에 따라 최소 20석에서 최대 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2차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두면 향후 4년간 원하는 내각으로 추가 집권할 수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10여년 전 국가부도 사태를 겪었던 그리스의 경제 부활을 이끈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리스는 2021년 8.4%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5.9%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2월 28일 그리스 중부에서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열차충돌 사고로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지지율 하락에 직면하기도 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이번 총선에서 열차 참사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참사를 초래한 책임이 시리자가 집권했던 전 정부에도 있다는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