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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전 총리는 이날 타이베이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 정권의 공세에 맞서 대만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서방 인사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며 서방에서 나오는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이제 정리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이 중국을 달래지 말고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러스 전 총리는 "대만은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싸움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각국 정부 인사가 대만을 찾기 어려운 점을 언급하며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해야 하나'라고 묻기도 했다.
트러스 전 총리는 이번주 일본 히로시마에서 만나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에겐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해 경제적으로 조직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러스 전 총리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G7은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문구를 담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트러스 전 총리의 대만 방문이 "위험한 정치쇼"라며 위협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주영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트러스 전 총리를 향해 "관련 영국 정치인은 자기 잘못을 바로잡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을 비호하고 지지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또 이번 방문이 "영국에 위해만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영국 정부는 비정부 인사의 개인적 여행이라고 하지만 전직 총리이자 현직 의원이라는 트러스의 특수한 신분은 영국 정부와 분명하게 선을 그을 수가 없다"며 "후과와 대가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대만에 도착한 트러스 전 총리는 닷새 동안 머무르며 대만 당국자와 정·재계·학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인데 관례상 차이잉원 총통과의 회동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