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경기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4%로 2년 반 만에 역성장했고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당초 올 경제성장률을 1.7%로 제시했지만 하향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입 동향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6.6% 감소한 462억 달러, 수입은 2.6% 줄어 589억 달러로 무역수지가 1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엔 전(前)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이런 경기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선 금리를 일단 소폭이나마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말 5%에 이어 올 1월 5.2%로 반등했다. 거기에 봄철 공공요금 인상 등이 줄을 이을 예정이어서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한은이 금리 동결을 이어가면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75%포인트에 이르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인다.
그럼에도 경기에 무게를 두고 통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한계상황에 몰린 경제주체들에게 금리 인상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특히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를 넘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는 정부대로 금리 동결만 기다리면서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노란봉투법'처럼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 입법을 저지하는 한편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