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빌려 반도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챗GPT 등 AI 경쟁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때를 대비해 사전에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또 SK하이닉스 대표는 "2031년 기준 총 5만4000명 수준의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면서 "전국 지역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반도체 인력난 해소를 정부와 학계에 호소하고 있다.
이런 반도체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거대야당은 거꾸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는 최근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5%(대기업 기준)로 높이는 정부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사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조세특례 확대는 '대기업 특혜'라는 진부한 논리로 거듭 법안 통과를 가로막았다. 국회는 또 첨단전략산업특위에서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 의원을 빼고 '검수완박'을 위해 민주당을 '위장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을 선임했다. 당리당략을 위해 최고의 적임자를 쫓아냈다.
미국, 대만, 일본, EU 등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정책적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국회는 기업의 뒷덜미만 잡고 있다. 경쟁국처럼 보조금 지급 등 직접적 지원은 못 해줄망정 세제혜택이나 수도권 대학정원 규제 해제 등의 지원까지 막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응원과 칭찬은커녕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는 하루빨리 반도체특별법과 수도권 대학 정원 해제 등 관련 입법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