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보다 실업급여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게 설계된 현행 실업대책은 허점투성이였고 일찌감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올해 최저임금은 201만580원으로 사회보험료와 세금을 뺀 실수령액은 180만4339원이다. 반면 실업급여를 받으면 이보다 많은 184만7040원을 받는다.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낫다'는 도덕적 해이가 구직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고용보험 가입 기간과 높은 실업급여 하한액이 근로의욕과 재취업 유인을 낮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실업급여의 반복수급 등의 문제점을 뜯어고치기 위해 구직급여를 줄이고 대기기간을 늘릴 방침이다. 그 대신 구직해서 일정 소득 이하로 돈을 벌면 정부가 차액을 돌려주는 근로장려금(EITC)을 강화한다고 한다. 또 세금을 퍼부어 만드는 허드레형 직접 일자리도 대폭 축소한다. 직접 일자리 14개 사업을 평가해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하고 일자리 사업을 평가해 지원금이 3회 감액되면 그 사업을 아예 폐지하고 고용장려금 사업도 17개에서 5개로 줄인다고 한다.
이런 문제투성이 실업급여제도와 허드레형 직접 일자리 중심의 현행 고용대책은 반드시 개편해야 한다. 다만 실행 시기는 고려할 부분은 있다. 현재 기업의 투자축소 등 고용환경이 워낙 열악하고 고금리 고물가로 폐업한 자영업자 등 한계 상황으로 몰리는 구직자들이 워낙 많고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들에게 실업급여와 직접 일자리는 마지막 남은 '생명줄'일 수 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 사상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여기에 최근 난방비 폭탄, 택시요금 및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좋은 정책도 실행 시기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