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 유상증자를 내용으로 하는 신주인수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는데 한화그룹이 49.3%를 확보하고 산업은행은 55.7%에서 28.2%로 낮아진다. 2조원 유상증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원) 등 계열사가 대거 힘을 보탰다.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했는데 EU(유럽연합)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매각이 불발됐다. 이번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EU·일본·중국 등 8개국 심사를 받아야 하고 3개월이 걸리는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과 '이종사업'을 영위해 승인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로 우주와 지상 방산에 이어 해양까지 아우르게 돼 글로벌 방산업체로 부상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진입을 꿈꾸고 있다. 자율운항선박과 무인함정, 전투체계 분야 미래시장 확보, LNG 생산-운반-발전, 수소와 암모니아 운반-저장, 해상풍력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사업이 기대된다.
한화에게 글로벌 방산 토대 마련은 기회지만 대우조선 정상화는 과제다. 대우조선은 자산 12조4992억원, 부채 11조6005억원, 자기자본 8986억원으로 열악하다. 부채비율은 1291%다. 1∼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1조1974억원에 달한다. 한화는 이른 시일 내에 흑자 기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인데 노조도 강경 노선을 버리고 경영정상화에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