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의 자유 침해하는 부끄러운 일
- 네이버의 언론 장악 방조 행위
◇네이버 눈치 보기, 부끄러운 일
현재 네이버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언론사를 비(非)제휴·검색 제휴·뉴스스탠드제휴·뉴스콘텐츠제휴 등 4단계로 등급 심사하고 있다. 네이버가 30명으로 구성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언론사 평가 권한을 부여함에 따라 콘텐츠 제휴를 희망하는 한국의 모든 언론사는 네이버의 눈치를 보는 처지로 전락했다. 이는 언론인으로서 부끄럽고 처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네이버와 같은 포털은 기자들을 고용해서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언론 포털의 지위 덕분에 우리 국민 5000만명의 80%가 아침에 눈을 떠 스마트폰의 초기화면에서 제공되는 네이버를 통해 똑같은 뉴스를 읽고 있다. 오죽했으면,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 등이 국민에게 같은 뉴스를 같은 시간에 서비스하는 것은 '북한 노동신문'을 매일 발행하는 셈이라고까지 말했겠는가.
◇언론 및 시민사회의 지지
최근 대한민국 최대 언론인 단체인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아시아투데이의 '네이버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에 대한 지지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성명서에서 네이버와 같은 거대 포털의 제휴 언론사 평가가 언론사 간 입점 경쟁과 분열을 부추기고 저널리즘 구현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언론과 포털의 관계가 공생이 아니라 포털의 언론 지배와 언론의 종속 관계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거대 포털의 언론 지배로 인해 다양하고 신뢰받는 언론이 성장할 수 있는 언론 생태계가 파괴되고,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최대·최고 권위의 법률 관련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이 이끄는 국정감사NGO모니터단도 가세했다. 이들은 네이버의 언론사 등급 심사 및 여론 독점이 여론을 좌우할 수 있다면서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특정 국영 기업의 독점현상이 정보통신기술(ICT) 선진국인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일상화된 것은 "매우 부끄럽고 위태로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네이버의 언론 4단계 등급화는 조선시대 사농공상(士農工商)에 비견될 전근대적 구태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54개 중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도 "네이버가 직능단체 및 중소상공인에 대해 오랫동안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행태를 보여 왔고 하나도 바뀐 게 없다"고 성토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출신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에서 이해진 네이버 총수를 '은둔의 골목상권 암살자'라고 칭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 제도 '1호 수혜자'인 네이버가 피해자구제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왜곡된 여론, 나라를 망칠 수도
이렇듯이 네이버가 독점적 플랫폼으로서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침해하고, 여론을 편향시켜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고 더 나아가 구조적으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정보만 소비되는 상황에서는 여론이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려 갈 수 있다. 상상하기 싫지만 그 방향이 잘못되어 국가를 망칠 수도 있다.
따라서 국가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하는 네이버는 이런 언론 장악이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함으로써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유념하여 현재의 뉴스 평가 권력을 하루빨리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해체하고 구글과 같은 검색 서비스만 제공하는 방향으로 뉴스 제휴 관련 정책을 바꾸어주기를 촉구한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위원들도 스스로 위원직을 사임하거나 위촉을 의뢰받은 단체들은 위원 추천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하기를 요구한다. 언론인 모두가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게 만드는 현재와 같은 네이버식 공급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가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며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