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나자 KTX 등 국철이 영등포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지하철 1호선은 부평~구로 급행만 정상 운행했다. 이에 따라 구로역에 지하철 환승 승객이 몰리면서 극도의 혼잡을 빚었다. 이태원 참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승객들은 대형사고가 터진 게 아닌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아마도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사고원인일 것이다. 지난 1월에 충북 영동터널 부근에서 KTX 객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해 승객 7명이 다쳤고, 7월에는 부산발 서울행 SRT가 대전 인근에서 탈선했다. 작업 중 사망사고도 올 들어서만 4건이나 발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소식에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말로만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다. 지시가 일선까지 먹혀야 하고, 직원들도 안전의식을 키워야 한다. 철도는 안전이 생명이다.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이 와중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행하는 지하철노조가 '인력감축 중단'을 요구하면서 오는 16일부터 준법투쟁, 30일부터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조리원 등 철도관리와 무관한 인력을 외주에 맡기는 계획일 뿐이라고 한다. 아무리 파업에 필요한 절차를 밟았더라도 이태원 참사 직후 열차 탈선 사고가 난 지금이 파업 운운할 때인가. 파업 철회가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