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은 참사 사흘 전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상부에 올렸다고 한다. 마침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도 같은 내용의 보고를 올리고 이것이 경찰 내부망에 공유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전 인지된 사고위험에 조금만 효과적으로 대처했더라면 156명이나 되는 이들이 압사해서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보고와 지휘체계도 거의 사고를 방기하는 듯해서 어이가 없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들이 경찰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데 현장 경찰서장인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사고위험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은 채 사고발생 1시간 20분이 넘어서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했고, 경찰총수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과 언론보다 더 늦게 사고를 인지했다고 한다.
경찰총수가 대통령과 행정안전부 장관보다 늦게 사고를 인지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시중에서는 이런 경찰을 어떻게 믿고 국민 안전을 맡기겠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경찰이 특별수사본부(특수본)와 특별감찰팀을 동시에 가동해서 수사와 감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제대로 수사할지 벌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소위 '검수완박'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같은 대형참사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기도 어려워졌다. 당시에도 비대해질 경찰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는데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경찰 개혁의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철저한 수사와 감찰과 함께 문책이 진행되겠지만, 더 나아가 경찰을 신뢰받는 존재로 개혁해 주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