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비롯한 공공부문은 투자를 늘릴 때 자본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인력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기업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것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대개 직업의 안정성과 급여는 반비례하지만 높은 직업의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직원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원보다 더 높은 급여를 받는다.
자본투자의 증가는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반해 인력에 대한 지출은 주로 공기업 직원들의 복지를 올린다. 정원의 증가도 인력의 효율적인 사용의 필요성을 줄인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 증가의 한 방편으로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비롯해 공기업의 정원을 늘려왔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비대화와 비효율적인 인력사용의 문제를 악화시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말 30만7690명이던 350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인원이 5년간 10만8501명이나 늘어나 현재 41만6191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공공부문에서의 자본지출 대비 인력에 대한 지출의 증가가 적정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고, 그런 점에서 윤 정부가 공기업에 인력감축안을 요구한 것은 좋은 출발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기업들이 이런 개혁 요구에 흔쾌히 호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기업들은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군살 빼기'로 보기 어려운 평균 1.6%라는 미미한 인력감축안을 들고 왔을 뿐이다. 윤 정부로서는 공기업들에 인력감축안의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기 바란다. 문 정부 출범 이전에 비해 그 공기업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합리화되지 않는 인력의 증가는 연차적으로 조정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