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에는 야당 해임 건의 추진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이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이 어떤 경위를 거쳐 보도됐는지, 과연 우방국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거야(巨野)가 이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달러화 급등, 원자재 공급난 등으로 전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주가 급락, 환율 및 금리 급등, 물가 급상승 등으로 근래에 보기 드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야당이 외교부장관 해임안 결의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당장 여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할 일은 바로 민생 안정 아니겠는가. 정기국회가 시작됐으니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국민이 예측 가능한 일상을 살아가고 경제가 활력을 찾아가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게 화급하다. 여야는 급등하는 금리로 경제 주체들이 대출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고 있고, 체감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장보기 겁난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는 등 국민 모두가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협치를 통한 민생 안정 확보가 필요한 시기다. 협치는 여야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