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종부세와 법인세의 인하 정책에 대해 그 의도한 효과가 나올 것인지를 다루기보다는 아예 '서민 지갑을 털어 부자곳간을 채우기'라며 다분히 선동조로 공격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돌연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각을 세우면서 부동산 관련 세금을 깎겠다고 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법인세 인하로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그 결과 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난 덕분에 많은 이들이 그런 일자리를 얻었다. 아일랜드가 법인세를 다른 유럽 국가들의 절반수준으로 인하해서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센터를 아일랜드에 유치하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아일랜드인의 1인당 소득이 영국을 추월했다. 법인세 인하를 너무 쉽게 '서민지갑 털기'라고 폄훼하고 내다버릴 게 아니다.
사실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일반인들과 외국인들이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대주주의 주식 비율은 매우 낮아져서 소위 경영권 확보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실제 상황은 이러한데 법인세 인하의 최종적인 효과를 엄밀하게 검토하지도 않은 채 초대기업들을 위한 '부자 곳간 채우기'라면서 아예 정책 메뉴에서 배제해 버릴 필요가 있겠는가.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기본'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면서 국민의힘도 머리를 맞댈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 앞에는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없다"고 했다. 좋은 말이다. 정말 그렇게 되려면 '감세가 순전히 부자만을 위한 것'이란 선동적인 프레임을 하루빨리 벗어던져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발목잡기를 넘어서 건설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