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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슈퍼리치들이 모인 ‘애국적 백만장자 연합(Patriotic Millionaires)’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화상으로 개최 중인 ‘다보스 어젠다 2022’에 공개서한을 보내 “현재의 세금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면서 부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애국적 백만장자 연합은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조직으로 연간소득이 100만달러 이상이거나 자산이 500만달러 이상이어야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 조직은 설립과 동시에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미국의 조세 시스템 조정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애국적 백만장자 연합은 서한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년간 엄청난 고통을 겪으며 세계적 빈부격차가 심화됐지만, 세계 10대 부자들의 재산은 오히려 약 1조3700억달러 증가했다”며 “현재의 세금 시스템은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어떻게 해야 전 세계가 협력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다루는 다보스 포럼 회의장 안에서는 ‘신뢰 회복’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며 “‘다보스’는 더이상 신뢰받을 자격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들에게 열악한 임금을 지불하며 재산을 늘리고 우주여행이나 떠나는 억만장자들로부터 신뢰가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주여행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를 저격했다.
특히 이들은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라며 “신뢰는 잘 짜여진 공정하고 열린 민주주의와 책무성을 통해 구축될 수 있으며, 강력한 민주주의의 근간은 공정한 조세 제도”라는 말로 더 높은 세금 부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과 애국적 백만장자 연합이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500만달러 이상의 자산가와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각각 2%와 5%의 부유세를 부과한다면 약 2조5000억달러를 모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전세계 23억명의 빈곤층을 지원하고 의료 및 사회적 지원을 보장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라는 게 애국적 백만장자 연합의 설명이다.
다보스 포럼 주최기관인 세계경제포럼(WEF)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에서 이런 공정한 세금 시스템이 작동한다면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