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근 권성동·장제원에 맹비난
“선동한 자들…언젠가 대가 치를 것”
尹스탠스 따라 ‘빅텐트 전략’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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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0시 사면 절차를 밟고 약 4년 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측근 유영하 변호사의 전언에 따르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은 당분간 정치 활동 재개보다는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발간한 옥중 서신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서문에서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며 활동 재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탄핵에 대한 부당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명예 회복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려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의 ‘입’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윤 후보는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끌어낸 이력이 있다.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일부 친박(친박근혜) 지지자들은 여전히 윤 후보의 수사 경력을 문제삼고 있다. 이 때문에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야권 분열을 노린 술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책에서 윤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말이 되지 않는 이유로 검찰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고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 후보였다.
또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을 가리켜 “거짓말로 속이고 선동한 자들은 누구라도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부당했다’고 밝힌 데 대해 “(제가) 공직자 신분으로서 법 집행을 한 부분”이라며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한 분들에 대한 평가, 그리고 국민 통합 이런 걸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의 빠른 쾌유를 늘 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인간적으로 미안하다” “건강이 회복되면 뵙고 싶다” 등 친박 지지층 끌어안기를 이어오고 있다.
윤 후보는 우선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으나, 셈법은 복잡하다. 보수·중도를 넘어 합리적 진보까지 아우르는 ‘빅텐트’를 치겠다는 선거 전략을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윤 후보의 스탠스에 따라 판이 흔들리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