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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확진자 2만명’ 방역 실패 비난에 말레이시아 무히딘 총리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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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8. 16. 14:27

Malaysia Politics <YONHAP NO-2035> (AP)
4일(현지시간)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왕을 만나기 위해 쿠알라룸푸르의 왕궁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AP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로 퇴진 압박에 시달리던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가 책임을 지고 결국 총리직을 내려놨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채널뉴스아시아(CNA) 등은 외신에 따르면 무히딘 총리는 이날 알 술탄 압둘라 말레이시아 국왕에게 사표를 전달했다. 무히딘 총리는 따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카이리 자말루딘 아부바카르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각의 사표를 왕에게 전달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무히딘 총리가 소속된 말레이시아 원주민 연합당(PPBM) 당수에서도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무히딘 총리는 지난해 3월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사임한 이후 말레이시아의 8번째 총리로 취임했다. 무히딘 총리는 정권 발족 초기부터 의회의 과반수 지지를 겨우 얻어 유지하는 형태로 간신히 연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하루 확진자가 2만명에 달하는 등 확산세가 가파르게 치솟자 방역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월부터 국왕의 동의를 얻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감염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또 연립정권 연합정당 소속 의원들의 지지도 잃게 되면서 의회 과반수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연정의 핵심 동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이 정권 이탈 의지를 밝히면서 무하딘 정권의 위기가 표면화됐다. 연정의 최대 세력인 UMNO 소속 의원들 일부가 무히딘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연정을 이탈하면서 무히딘 총리 사임에 대한 압박이 점차 거세지던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무히딘 총리가 의존했던 압둘라 국왕마저 등을 돌리면서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졌다. 지난달 무히딘 정부는 “1월부터 만들어진 코로나19 비상사태 포고령을 모두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압둘라 국왕은 “나는 승인한 적이 없다”면서 “헌법에 따른 국가원수로서의 국왕의 기능과 권한을 약화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무히딘 총리가 이날 정식으로 사임을 표명하면서 압둘라 국왕은 차기 총리 위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하원 다수당의 당수가 국왕의 임명을 받아 총리로 취임한다. 후임으로는 UMNO 소속 의원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이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연방하원의 과반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의원이 없어 후임을 예단하기 어렵다.

말레이시아의 정치상황이 혼란에 빠지면서 경제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SCMP는 말레이시아의 끝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는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날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670명으로 집계되며 누적 확진자는 14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사망자는 1만2510명이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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