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후 찍은 동영상, 전화위복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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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I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세네갈의 음바케에서 태어나 1살 때 온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로 이민왔다. 북부의 공업도시 토리노 인근 빈민촌에서 자랐으며, 경제적으로 낙후한 남부 출신의 이탈리아인들, 동유럽 출신들과 어울려 자랐다. 흑인이라고 인종차별을 받은 적은 없다는 그는 어릴 때부터 윌 스미스나 에디 머피를 보면서 코미디언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가정 형편상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인근 공장에 취업해 공기 필터를 검수하는 일을 했다.
인생역전은 지난해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에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찾아왔다. 기간산업과 병원, 슈퍼마켓 등 일부 필수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체가 문을 닫아야 했다. 영업을 못 하게 된 그의 공장은 직원들을 해고했고, 갓 20살이 된 그도 직장을 잃었다. 불행처럼 보이는 이 일은 그러나 사실은 행운이었다. 그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틱톡(TikTok)에 만들어 올린 영상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지금도 급속도로 틱톡의 팔로워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1년 안에는 현재 틱톡에서 팔로워 수가 1억1800만명으로 1위인 미국의 찰리 더멜리오 (Charlie D´Amelio)를 제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카비 라메의 틱톡 팔로워 수는 7500만명이다.
그의 영상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렵게 하는 다른 사람의 동영상을 보여준 후, 쉽게 해내는 자신을 모습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동영상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짓는 표정 덕에 국내에서는 ‘한심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예를 들면 최신 영상에서 그는 우유팩을 어렵게 열면서 컵에 따를 때는 줄줄 흘리는 다른 이의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그 다음 자신은 간단하게 열고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담아낸다. 그는 한심해하는 표정을 보여주며 36초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끝냈다. 틱톡은 다른 동영상 서비스와 달리 1분 이내의 영상만 올릴 수 있어, 짧고 감각적인 영상을 선호하는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NS 스타가 되었다고 금방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복하다고 카비 라메는 말한다. 언젠가는 이탈리아의 유명 코미디언 케코 잘로네 (Checco Zalone)처럼 영화를 찍는 것이 꿈이라면서 활짝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