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탈리아 ‘중고 의류 거래’ 앱이 1조8000억원에 매각된 배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606010003176

글자크기

닫기

정덕희 밀라노 통신원

승인 : 2021. 06. 06. 14:11

-저렴한 가격과 환경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에 잘 맞아
중고의류 거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에서 온라인 명품 편집 쇼핑몰인 육스(Yoox)에 이어 두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핸드메이드와 빈티지 상품에 특화된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엣시(Etsy)가 Z세대에서 인기 있는 중고 빈티지 및 스트리트 패션 의류 거래 앱인 디팝(Depop)을 16억25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가량에 인수하면서다.

환경 등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전 세계 중고 시장이 빠르고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현지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 및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스트 등에 따르면 2011년 이탈리아-영국인인 사이먼 베커만은 스타트업 기업 창업보육 회사인 에이치-팜(H-farm)에서 디팝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독립해 영국 런던으로 본부를 옮겼고 현재 밀라노, 뉴욕, 로스앤젤러스, 맨체스터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작년 2020년에만 7억달러(약 7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2019년에 비해 두 배 증가한 것이다. 150여개국에 3000만명의 사용자가 있으며 그중 90%가 26세 이하인 점이 특징이다.

디팝이 Z세대에게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우선 디팝만의 특징으로 많은 유명인들이 이 앱을 이용을 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 블로거 페라니나 미국의 모델 겸 아티스트 디타 본 티즈, 은퇴한 농구 선수 샤킬 오닐 등이 이 앱에서 계정을 열고 속옷이나 오래된 자필 서명이 있는 잡지 등을 판매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를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중고제품이라서 가격적인 면에서 매력 있고 또 환경을 중시하는 이들은 의류 과잉생산에 따른 쓰레기 양산을 원치 않는다. 이런 경향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옷장에 쌓여있던 옷들을 중고 시장에 처분하면서 더욱 가속화했다.

투자자들은 빠르게 변화를 감지했다. 디팝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중고 의류 매매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빈티드도 지난 5월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가량 투자를 받는 데 성공한 배경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사용했던 의류를 매매하는 글로벌 시장은 4000억달러(약 446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의류 시장의 2% 정도이며 앞으로 5년간 매년 15-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덕희 밀라노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