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애자들이 '잠재적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사전 예방 차원으로 전 국가적으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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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병분류에 따르면 소아성애증은 사춘기 이전 어린 아이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는 증상이다. ‘페도필리아’라는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소아기호증’ 또는 ‘아동기호증’이라는 용어로 번역해 사용한다. 스위스 공영방송인 SRF는 최근 스위스에 약 3만명의 소아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며 그 중 절반이 취리히주에 있다고 전했다.
취리히 대학의 법의학 심리학 클리닉은 스위스 정부로부터 약 4억원(25만 스위스프랑)의 자금을 지원 받아 소아성애자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센터를 운영한다. 이에 따라 성적 지향과 정신과적 진단을 모두 포함하는 소아성애증은 앞으로 보다 더 포괄적인 치료 및 예방 대상에 포함된다.
나탈리에 리클리 취리히주 보건국장은 “아이들을 잘 보호하고 동시에 소아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잠재적 가해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의 초기 시험기간은 총 3년으로 해당 센터는 소아성애 관련 주제를 다루는 치료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향후 민간기업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해 현재 독일 내 12개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소아성애증 치료·예방 프로젝트를 모델로 삼고 있다. ‘카인 테타 베르든’이라는 프로젝트 제목은 ‘가해자가 되지 말라’는 뜻이다. 지난 15년간 약 1만명 넘는 소아성애자가 이 센터를 이용했으며 참여자 중 단 2%만이 아동에 대한 성범죄를 저질렀다.
본 프로그램 적용을 위해 스위스 내 네트워크 개발을 담당한 막시밀리안 헤이든은 “우리의 목적은 소아성애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성적 지향성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행동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여 잠재적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SRF와 인터뷰를 통해 덧붙였다. 스위스 범죄 예방 서비스(PSC)는 소아 성애에 대해 그 사람이 자신의 ‘성적 취향에 따른 범죄적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본다.
스위스 내 소아성애 범죄는 오랜 시간 동안 논의돼 온 주제 중 하나다. 지난 2014년에는 소아성애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아동을 대상으로 일하는 것을 ‘영원히’ 금지해야 한다는 국민투표가 진행돼 통과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민사회 및 각 주정부들은 소아성애 범죄에 맞서기 위해 연방정부 수준의 국가전략을 수립해 나서주기를 요구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연방 의회가 ‘소아성애증 예방을 위한 제안’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