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정책에 반발,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 2건 발표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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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를 발표하며 탈북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의 책임이 남측 정부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쓰레기 같은 것들의 망동을 묵인한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처사가 북남관계에 미칠 후과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 2건을 발표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권 국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의회 첫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로 대처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도 “미국이 이번에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한 것은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렇게 대남·대미 담화를 연달아 내며 강하게 반발한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은 그간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밝힌 후 미국을 자극하는 고강도 도발보다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 저강도 도발에 그치며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 큰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북한은 미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라고 평가한 부분을 용납하지 않으며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우리는 미국에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는 데 대하여 알아들을 만큼 경고했다”며 “미국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거망동한 데 대하여 반드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응해 군사 도발을 비롯한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미국을 직접 겨냥한 고강도 도발보다는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 저강도 수위의 군사 도발로 미국을 자극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남측에 대해선 직접적인 도발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며 미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얻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 담화는 주체가 높아 경고뿐 아니라 실제 상응행동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대미언급은 외무성 대변인 등 발표주체의 급이 낮아 위협 내지는 압박의 성격이 커 보여 당장 실행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