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방치된 시신도...유족 비통, 주민 악취 고통 호소
시칠리아 유일 화장장 고장, 1년채 운영 중단
매립 공동묘지 부족...확장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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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팔레르모에서 가장 큰 로톨리 공동묘지 근처 아스팔트 바닥 위에 지어진 보호소에 수백 여구의 관이 쌓여있다.
그중 몇 구는 지난해 3월부터 1년이 넘도록 대기 중이다.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길바닥에 기약도 없이 방치되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냉동보관도 아닌 실온에 방치돼 있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유족은 4000유로(540만원)의 비용을 들여 시신을 사립 납골당에 안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대기자가 많아 요양병원의 영안실에 임시로 보관해야 한다.
시신들이 방치된 이유 중 하나는 주 내 화장장이 고장으로 인해 지난해 4월 15일부터 운영 중단 상태이기 때문이다. 예산 부족으로 언제 수리가 될지 기약이 없다고 한다. 이에 화장을 하려면 배를 타고 다른 주로 나가야 하는 형편이다.
매장지인 로톨리 공동묘지는 현재 출입금지 상태이다. 라 레푸블리카는 지난달 29일 이 공동묘지는 펠레그리노 산비탈에 조성됐는데 산사태가 나지 않도록 쌓은 축대에 균열이 발견돼 안전상의 이유로 펜스를 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르모 시청과 인근의 다른 묘지인 산 토르솔라가 납골당 1000기를 확충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납골당 비용은 1기당 1800유로(242만원)이다. 이 중 1000유로는 시청 측이, 800유로는 유가족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방안도 임시방편으로 시내에 5번째 공동묘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