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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 발표 “특등 머저리들”… 남북관계 연초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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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1. 13. 13:54

11인 문 대통령 신년사 직후 맹비난 담화
남북관계 '물꼬' 손짓에 찬물
김여정 본인 명의 담화 발표하며 여전한 권력 과시
제1부부장→부부장 강등된 김여정, 둘째줄에서 넷째줄로
8차 당대회가 폐막한 지난 1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이 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된 이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는 모습./연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이 12일 본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우리 정부를 향해 ‘기괴한 족속’, ‘특등 머저리’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번 담화에서 김여정은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그가 개인 명의의 새해 첫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직함과 소속에 관계없이 여전히 실질적 2인자로서의 막강한 권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측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열병식을 언급한 것에 대해 “그 동네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이라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 머저리들”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여전히 대남 업무를 총괄하면서 ‘2인자’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여정은 당중앙위 후보위원에 선출되지는 않았지만 제8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후보위원인 리선권과 함께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앉아 특별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여정의 경우 공식 직책과 실제 위상 간에 항상 큰 괴리가 발견됐기 때문에 공식 직함만 가지고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김여정은 ‘백두혈통’으로 다른 간부들에 대해 우월적 신분을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직책을 훨씬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부장은 당중앙위 비서직에 임명된 조용원처럼 김정은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정치국 후보위원이나 위원직에 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지구상에 200여개의 나라가 있다지만 남의 집 경축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포착이니, 정밀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행사를 ‘정밀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는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해 군사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 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을 길게 빼들고 남의 집안동정을 살피느라 노고하는가 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여정의 이번 비난 메시지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직후 나온 점을 비춰볼 때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가 올해도 훈풍을 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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