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서울시, ‘성평등 임긍공시제’ 시행…서울연구원 남녀 임금격차 가장 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191209010005131

글자크기

닫기

장민서 기자

승인 : 2019. 12. 09. 11:01

22개 투자·출연기관 '성별임금격차' 공시…여성비율 18% 낮고 남성 근속 7.7년 길어
clip20191209110049
서울시가 남녀의 평등한 노동출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8 세계여성의 날’에 발표한 ‘성평등 임금공시제’ 약속을 이행했다.

시는 22개 모든 투자·출연기관의 2018년 성별임금격차를 조사해 기관별·직급별·직종별·재직년수별·인건비구성항목별로 분석한 결과를 9일 시 홈페이지에 공시했다고 밝혔다.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성별·고용형태별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노동 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성별에 따른 비합리적인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성평등한 임금을 지향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성별임금격차는 남성과 여성 임금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격차가 30%일 경우 남성 임금이 100만원일 때 여성 임금은 70만원이라는 의미다. 마이너스(-)는 여성임금이 더 높은 경우다.
시는 2018년 만근한 총 2만2361명을 대상으로 성별임금격차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시 22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임금격차는 46.42~-31.57%로 다양했다. 구체적 수치가 공개된 19개 기관의 성별임금격차는 대한민국 성별임금격차(34.6%, 2017년 OECD 발표)보다 낮았지만 개선해야 할 격차는 엄연히 존재했다.

다만 서울연구원(46.42%), 서울산업진흥원(37.35%), 서울에너지공사(40.99%) 3개 기관은 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성별임금격차(2017년 기준 34.6%)보다 높았다.

시 관계자는 “서울연구원과 서울산업진흥원은 2017~2018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대거 이뤄진 가운데 전환대상자 중 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격차가 커진 경우로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업무에 종사하는 여성 전환자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너지공사에 대해서는 “남성재직기간이 여성에 비해 길고 교대근무직을 모두 남성이 맡고 있어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여성가족재단(-31.57%)과 서울장학재단의 경우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높은 기관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기관 모두 상위 직급 여성 비율이 높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서울장학재단은 특정 성별 인원이 5명 미만이기 때문에 분석결과를 비공개로 처리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기관 전반의 여성 노동자 비율 자체가 낮고, 평균 근속기간은 남성이 더 긴 점 등이 성별임금격차가 나타나는 근본적·구조적인 주요 문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는 설명했다.

공시대상 전체 노동자 중 여성비율은 18%에 불과하고 평균 근속기간은 남성이 여성보다 7.7년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규모가 크고 오래된 기관일수록 여성의 비율은 낮고 여성의 평균 근속기간은 남성보다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노동자 비율이 30% 이하로 나타난 기관은 6개(△서울교통공사 8.7% △서울시설공단 22.0%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12.8% △서울주택도시공사 23.2% △서울에너지공사 16.0% △서울디지털재단 28.6%로), 상대적으로 성별임금격차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0다산콜재단, 서울여성가족재단과 같이 여성 노동자 비율이 높은 기관에서는 여성의 근속기간이 남성보다 길고 성별임금격차가 낮거나 오히려 여성임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율 86.3%인 120다산콜재단의 경우 여성의 평균 근속기간이 19.9개월로 남성(19.1개월)보다 길고, 성별임금격차는 6.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성노동자가 절반 이상인 ‘서울여성가족재단’(69.8%)과 ‘서울장학재단’(57.1%)도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여성비율이 낮아지고 건축·토목·기계 같은 분야는 남성 중심 직종이라는 인식이 아직 강한점도 임금 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상위직급(1~2급)에 여성이 없다. 건축, 토목 등의 직종이 많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상위직급(1~3급)에 남성이 88%를 차지했다.

시는 이번에 나타난 성별임금격차 중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차별적 요소를 분석·파악하고 22개 각 투자출연기관에서 자체 분석한 원인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동전문가인 차별조사관과 노무사,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성평등임금자문단’이 각 투자·출연기관을 방문할 예정이며 각 기관별 자체 개선계획을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3단계에 걸쳐 컨설팅할 계획이다.

또 민간 부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성평등임금 실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우수 기업 지원을 위한 관련 조례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는 이날 오전 10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평등임금공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 성병임금격차개선위원회 위원장인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시의 이번 공시는 ‘노동존중특별시 서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성차별 없는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길고 긴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성별임금격차 개선은 남녀의 평등한 노동출발선을 만드는 핵심 실천”이라며 “비합리적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먼저 모범적인 선례를 보이고, 이 흐름이 민간까지 이어져 오랜 기간 누적된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해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민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