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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中·日에 밀리는 우리나라 전기차 배터리…“믿었던 기술력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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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기자

승인 : 2019. 01. 23. 06:00

경쟁국 성장세 매서워 '넛크래커' 처지될까 우려
과감한 투자·마케팅·제도적 지원 뒷받침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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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삼성SDI·SK이노베이션·LG화학이 나란히 전기차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고 사업을 확장 중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일본 업체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격에서 중국산에 밀리고, 기술력에선 일본산에 뒤처져 ‘넛크래커’ 처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는 일본업체 파나소닉, 2~3위는 중국업체 CATL, BYD이다. 세계 배터리 출하량 10위 내에 우리나라 기업 LG화학·삼성SDI 등 두 곳이 포함돼 있다. 두 업체의 2018년 점유율을 살펴보면 LG화학은 8.0%로 2017년(9.8%) 보다 떨어졌고, 삼성 SDI도 3.5%로 2017년(4.9%)보다 하락했다.

반면 상위권에 포진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점유율을 높이며 우리나라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본 파나소닉은 점유율 면에서 초기 시장을 꽉 잡은 것은 물론, 전년 동기와 비교한 2018년 1월~11월 기준 성장률 113.3%을 기록하며 평균 성장률(72.8%)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과 중국, 일본 전기차 배터리의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기술경쟁력에서 일본에, 성장 잠재력에선 중국에 뒤처졌다. 시장점유율과 사업환경 분야에서는 최하위라는 평가마저 나왔다. 세계 1위 수준이라고 자부하던 기술력도 이젠 일본에 뒤지고 있다. 10점 만점인 종합 경쟁력을 비교하면 중국은 8.36점, 일본은 8.04점, 한국은 7.45점으로 우리나라가 꼴찌다.
후발주자라고 얕봤던 중국 시장에서도 밀리고 있는 위기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게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으로 자국 업체 키우기에 나섰다는 변명을 할 순 있겠지만, 보조금 정책이 끝날 것으로 전망되는 2020년을 넋 놓고 기다리기엔 경쟁국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다만 현재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판도는 뒤바뀔 수 있다. 파격적인 투자·마케팅 등의 전략이 필요한 때다. 유럽·미국 등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글로벌 투자 활동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꾀할 수도 있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활동 강화도 좋다. 또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 부스를 열고 자사 제품을 세일즈한 것처럼 글로벌 시장에 브랜드를 알리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아울러 최대 시장인 중국뿐 아니라 유럽·미국 등으로 시장 다각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의 과감한 투자와 함께 코발트 등 원재료의 안정적 수급망 마련, 정부의 제도적 지원까지 이뤄진다면 전기차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라는 별명에 걸맞은 효자사업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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