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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의 국영방송 알자지라·영국 BBC 뉴스 등에 따르면 두 국가는 이날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걸프협력회의(GCC)의 6개 소속국 중 최초로 부가가치세를 도입, 1일(현지시간)부터 즉시 시행에 나섰다. 양국 정부는 1년간 GDP의 2%에 해당하는 210억 달러(약 22조4385억 원)의 세수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2014년부터 계속된 유가 하락에 의해 세수가 줄어 재정 압박에 시달려왔다. 중동 산유국들은 재정 적자를 막기 위해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중동지역의 부채조달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한 574억 달러(약 65조 6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사우디는 정부 예산 수입의 90%를, UAE는 80%를 석유 산업에 의존하던 국가였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된 저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이에 최근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외국인 투자·인력 유치를 위해 내세웠던 ‘무 세금 정책’마저 포기하며 ‘석유 의존국 탈피’에 나선 것.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지난해 12월 2018년도 예산안을 발표할 당시 “석유의존도를 약 50%까지 낮추겠다”고 말하며 경제 구조 개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부가세 과세 대상은 전자제품, 의류, 식품, 미용용품, 호텔 숙박비, 수도·전기 요금, 전화 요금 등이다. 초중고 수업료, 부동산 거래, 의료, 교통 요금 등은 이번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담배에 50∼100%의 이르는 ‘죄악세’도 도입 한 바 있다.
이번 부가세 도입을 두고 시민들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특히 UAE는 지난해 초 이미 3%대 인플레이션 겪은 바 있어 가계 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를 두고 사우디 출판사 소속 엘런 월드 작가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부가가치세 도입은) 대부분의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불평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사우디 정부는 2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최대 127% 포인트, 전기요금을 약 3배 인상하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고급 휘발유 경우 가격이 리터당 24센트에서 54센트로 올랐으며, 저급 휘발유는 리터당 20센트에서 83센트로 올랐다. 가정용 전기 요금의 경우 6000kWh까지는 0.18리얄(약 51원)을, 그 이상 전력량을 사용할 경우 0.3리얄(약 85원)을 지불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