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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이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양쪽 모두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전날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인한 중동 정세 악화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회견을 갖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에 전세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중동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겅 대변인은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한 문제는 매우 복잡하며 민감하다”면서 “모든 당사자들은 평화 유지를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해야만 한다. 팔레스타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마련된 근간을 흔들거나 역내 새로운 분열을 만드는 행동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팔레스타인이 1967년 제 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독립된 주권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정치적 이유로 팔레스타인을 오랜 기간 지지해왔다. 중국은 1988년 11월부터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국가로 받아들이면서, 가장 초기단계부터 인정한 나라 중의 하나다. 유엔에서도 여러차례 팔레스타인의 편에 서서 표를 던져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을 만나 이-팔의 평화적 공존 등을 강조한 ‘4가지 제안’을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역 발전 등을 촉구한 바 있다.
또 한편으로 중국은 최근 이스라엘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1992년 수교를 시작했으며 1979년부터는 군사 협력도 시작했다. 중국은 특히 이스라엘로부터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하이테크 군사장비들을 수입하면서, 이스라엘의 발전된 기술 산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양국간 교역양은 21세기 들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2000년 11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불과했던 교역액이 2015년에는 114억 달러(약 12조 4500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이스라엘의 3대 교역국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중국은 국가적 전략사업인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동 지역에 중국의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은 중국에게는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중국국제문제연구소(CIIS) 리 궈푸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단지 팔레스타인이 반발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 뿐만 아니라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으로) 중동 전체에 반미 감정이 퍼지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불을 지펴 국제사회의 반테러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될까 그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