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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통신사 타스(TASS)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브라힘 알자파리 이라크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단에 “경제적 협력 문제가 관련돼 있는 한 우리 기업들은 이라크와 이라크의 필수 부분인 ‘쿠르디스탄’(쿠르드족이 추진하는 독립국가의 명칭·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디얄라 주 등)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쿠르디스탄 지역은 이라크의 대표적인 산유지로 터키와 연결된 송유관이 지나가는 요충지다. 러시아의 이번 투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 중 하나로 중동에서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후 쿠르드족이 점령하던 키르쿠크 주는 지난 16일 이라크 정부군이 무자비한 공격을 가해 이라크 손에 들어갔다.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투표에 대한 이라크의 보복이었다. 키르쿠크 주는 2014년 시리아에서 유전을 노리고 넘어온 IS의 공세를 KRG가 이라크군을 대신해 사수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이라크와 쿠르드족이 각을 세운 상황에 ‘돈줄’을 제공해줄 쿠르드족 편에 섰다.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이자 크렘린이 최대 주주인 로스테프트는 KRG와 지난 6월 KRG의 송유관 프로젝트에 18억달러(약 2조 313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 지분 가운데 60%를 로스테프트가 보유하고 나머지 40%를 KRG가 갖는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19일에는 로스테프트가 KRG에 대한 투자 규모를 35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자바 알 루아이비 이라크 석유부 장관은 “석유부만이 이라크에서 석유 계약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주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쿠르드족이 로스테프트의 투자로 획득한 ‘러시안 머니’를 독립 쟁취에 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