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등에 따르면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오전 이라크 국영 이라키야 방송 연설에서 “승리의 시간이 다가왔다. 모술을 해방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모술 주민들을 향해 “오늘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의 폭력과 테러리즘으로부터 여러분을 해방하고자 승리의 작전 개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2014년 6월 IS가 점령한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은 IS가 이라크 내 거점도시로 삼고 있는 마지막 도시다. 탈환에 성공하면 IS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모술을 장악하고 2주 뒤인 6월 29일 자칭 ‘국가’ 수립을 선포한 바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번 모술 탈환전을 위해 수개월전부터 주변 지역을 정리해왔지만 과거 팔루자와 라마디 탈환전의 경우를 봤을 때 이번 작전 역시 짧아도 몇주에서 몇달이 걸릴 것으로 CNN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군과 함께 모술탈환작전을 펼치는 시아파 민병대인 대중동원부대(PMU)는 이날 “모술 남부에 위치한 IS의 터널과 참호를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열 압력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르드자치정부 군조직 페슈메르가 병력도 이날 오전 모술 동부에서 IS에 점령당한 마을들을 해방하는 협력작전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IS는 탈환작전에 대비해 모술을 탈출할 수 있는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의 광범위한 지하 터널은 IS조직원들의 은신뿐만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좁은 출구와 부비 트랩을 이용한 공격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영국 BBC는 같은날 수천 명의 친정부군 병력이 모술에서 60㎞ 떨어진 카야라 공군기지에 모였다면서 전문가를 인용해 “카이라 공군기지가 이번 작전 병참 기지가 되야 한다”고 전했다.
‘국제동맹군’을 이끌며 IS 격퇴를 주도하는 미국은 이라크가 모술 탈환전을 선언하자 환영과 지지를 보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은) IS를 계속해서 패배로 몰고 있는 군사 작전에 결정적인 순간”이라면서 “우리의 이라크 파트너들이 공동의 적에 승리를 거두고 IS의 증오와 야만으로부터 모술을 비롯한 이라크 전역을 해방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모술 탈환전이 터키의 참전 선언으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라크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를 지목해 “당신이 이라크 안에서 소리 치는 것은 아무 상관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을 하겠다”라고 모술탈환전 참전 의사를 밝혔다. 시아파인 이라크군으로부터 같은 수니파인 모술 주민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쿠르드족의 세력 확대를 막겠다는 속셈이다.
실제 알아바디 총리도 이라크 내 가장 큰 ‘수니파’ 도시인 모술에 이라크 ‘시아파’ 병력이 투입될 것을 의식해 “모술 해방작전을 이끄는 군은 용감한 이라크군과 국가 경찰로, 이들만 모술에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술에는 민간인이 약 150만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알아바디 총리는 유엔난민기구(UNHCR) 필리포 그란디 최고대표와 만남을 가지고 탈출하는 민간인들을 수용할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