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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지점장 연말에 후선배치”… 강경책 꺼내든 신한은행

“실적부진 지점장 연말에 후선배치”… 강경책 꺼내든 신한은행

기사승인 2024. 09. 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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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두고 인력 효율화 작업 나서
퇴직 늘리고 한해 두차례 인사조치
"순익 1등에도 담금질"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 연말 실적이 안좋은 지점장들을 후선배치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최근 사내 공문을 통해 "신한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지점장들이 많다"며 지점장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이를 두고 내부에선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시중은행 중 순이익 1위를 달성한데 이어 연말까지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강경책을 빼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실적으로 KB국민은행을 앞질렀던 만큼 연말까지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시중은행 중 3등에 그쳤는데,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1위를 달성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정 행장의 영업 드라이브에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올 초 7월 하반기 인사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부서장엔 후선 배치를, 실적 좋은 부서장들은 대거 승진을 시키면서 신상필벌식 인사를 단행했는데 연말에도 이와 같은 인사 방침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 년에 두 차례나 인사리포트를 발표하면서 실적에 따른 승진 및 후선 인사 조치를 하겠다는 경고를 날린 것은 처음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인사리포트'라는 사내 공문을 통해 지점장수를 대거 줄이겠다는 인사 지침을 전직원에게 전달했다. 해당 공문은 올 연말 인사에서 지점장수를 대거 줄이겠다는 내용이 요지다. 작년말 기준 신한은행의 지점수는 609개(출장소·영업장 제외) 수준인데, 한 지점당 1·2센터로 나눠 지점장수를 늘려왔던 점을 감안하면 총 지점장수는 1200명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행장은 이번 공문을 통해 "신한은행이 경쟁은행인 KB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보다 지점장수가 더 많다"면서 자행 지점장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신한은행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본부장이나 임원, 계약직 등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 1만 1677명 중 책임자급은 7216명(62%), 행원은 4461명(38%)이다.

 

지점장수를 줄이기 위해 신한은행은 작년부터 희망퇴직을 1년에 두 차례나 실시하며 퇴직인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작년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619명으로 전년 대비 365명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한은행 인력구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점장급 비중은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이같은 지점장급 포화상태는 신한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지점장급 연령은 2차 베이비부머(1964년~1974년생)세대다. 은행들이 작년말부터 올초까지 내보낸 희망퇴직 대상자들 대부분이 1968~1972년생이었다. 은행들 입장에선 인력구조 개편을 위해 지점장들을 내보내야 하는데, 정부의 '이자장사'비판으로 퇴직금을 늘릴 수 없게 되면서 희망퇴직 신청자는 감소한 상황이 됐다.

 

정 행장이 예고한 성적 안좋은 지점장급에 대한 후선조치도 이와 무관치않다.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지면서 퇴직 희망자들이 줄어들자 고연령·고임금에 해당하는 지점장들을 후선조치하면서 인력 조정을 통한 효율화를 높이려는 시도다. 줄어든 임금을 받게 될 경우, 퇴직시 퇴직금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은행 입장으로선 퇴직금과 임금 등 인건비를 줄이면서 인력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묘수인 셈이다.

 

신한은행 내부에선 이번 인사리포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인력구조 개편은 필요한 일이지만 올 상반기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중 실적 1위를 달성한만큼 사기진작을 통해 영업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지난 7월 하반기 인사에서 실적이 안좋은 부서장은 후선 배치하고 실적 좋은 부서장은 승진을 시켰는데, 연말 인사까지 강경책을 꺼내들자 내부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올 하반기 실적은 신한은행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올 상반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경쟁사인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실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보다 지점장수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 "역피라미드 인력구조의 상단에 있는 지점장급에 대한 인력 효율화 작업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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