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하늬바람 불며 테르펜 등 뿜어내 기분 상쾌해져
붉은사철난, 한라새우난, 팔색조…천연기념물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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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은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 44만㎡ 면적에 수령 500~800년 된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천연숲이다.
숲속으로 발을 내딛자 거대한 나무들이 어두 컴컴할 정도로 빛을 찬단해 버렸다.
나무 사이로 오솔길을 걷자 하늬바람이 솔솔 불어 와 바로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몸속에 테르펜이란 성분이 스며들어 폭염에 시달린 심신을 달래주었다.
민속식물학을 연구하는 송홍선 박사는 "테르펜은 식물 속에 들어있는 정유성분으로 피톤치드와 같이 숲속에 공기에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도 비자림숲은 제주의 다양한 환경을 감안 할 때 최상의 테르텐과 피톤치드를 생산한다"고 덧붙였다.
관리사무소에 들러 담당 주무관에 이용객수를 물어봤더니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는 90만명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70만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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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비자림은 화산송이가 깔려있어 빗물을 바로 흡수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끄럽지 않고, 신발이 젖지 않는다고 알려줬다.
일반 관광객들과 함께 비자림 숲속 탐방을 시작했다.탐방 길에 서울에서 온 40대 후반 부부를 만났다. 비자림 숲속을 걷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폭염속 밤에 내린비로 습도는 더하고, 불쾌지수가 올라갔는데 비자림 숲속에 들어서니 우리의 폐속까지 시원한 공기가 들어온 것 같다"며 "비자림은 처음인데 이렇게 사람을 기분 좋게하는 곳인줄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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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걷다 보니 체지방이 줄어들고 근육량이 늘어나는게 몸으로 느껴졌다며 웃었다. 그러다보니 몸이 매우 건강해져 하루라도 빠지면 몸이 근질근질해져 매일 걷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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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첫 모임을 비자림에서 걷기로 시작한다고 했다.
이들 단짝 친구들은 "우리 고향은 바닷가 해안으로 가까운 곳에 섭지코지, 일출봉도 있지만, 오늘 비자림을 선택한 이유는 오래전에 다녀본 기억만 있다, 특히 그때의 비자나무 향기를 못잊는다"고 말했다."특히 오늘처럼 폭염에 습한 날은 바다에 풍덩빠지고 싶은데 그건 어릴적 희망이고, 이제는 우아하고, 우리 몸을 위해서는 여기가 최고라고 생각해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타향에서 살다 보니 비자림은 우리보다 타지 친구들이 더 많이 다닌다더라며, 얼마나 사람들에게 힐링하기 좋은 곳인지 새삼 다시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해설사의 귀를 기울이며 새처럼 재잘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초등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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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자림의 새로는 박새, 노랑텃멧새, 삼광조, 팔색조, 동박새, 제주큰오색딱다구리가 있다.
천연보고인 비자나무숲은 혼자 탐방하는것보다는 해설사에게 설명듣는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와 동반하는 가족은 자녀의 자연과학 공부에 그만이다.
탐방길 입구부터 새겨진 설명판들은 탐방길을 자꾸 멈추게한다.
벼락맞은 비자나무, 비자나무의 자연 가치, 유산적 가치, 그리고 탐방로에 깔려있는 송이(화산재), 산림욕 효과, 비자림의 숨골… 자연이 주는 성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체험하게 된다.
비자림은 어릴적 기자의 소풍길이었고, 자주찾는 곳이었지만, 독자들에게 상세히 현장을 보여줘야 하는 의무감에 탐방길을 다시돌고, 다시돌아보니 2시간 30분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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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속 비자림을 찾는 관광객들은 비자향처럼 향기로우며, 제주관광업계로서는 보배나 다름없다.
최근 불거진 제주 삼겹살과 해산물 논란, 원산지 속임으로 실추된 제주관광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비자의 향기처럼 제주도의 관광정책과 관계자 모두가 진솔한 향기를 내뿜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