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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해 ‘도시공간 대개조’ 본격화…글로벌 업무복합지구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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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 박아람 기자

승인 : 2025. 12. 07. 14:16

강북·용산·강남 동시 깨어난다…'글로벌 TOP5 도시' 목표
일·놀이·주거 한곳에…서울, 'WLP' 시대 본격 개막
용산국제업무지구, 노원·도봉 '강북 전성시대' 거점 개발
고터 등 터미널 복합개발 신속 진행
서울개발사업
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서울시가 올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본격화하며 '도시 대개조'의 닻을 올렸다. 창동차량기지 이전, 용산국제업무지구 착공, 서울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 등 주요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로 추진되면서 서울의 미래상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일과 주거, 놀이(Work-Play-Live), 즉 직주락(職住樂)이 함께하는 '복합개발'이다. 직주근접(職住近接)을 통한 입지 개발은 글로벌 도시들의 트렌드로 뉴욕의 허드슨야드,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즈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추진하는 방식이다.

노원구 창동차량기지가 이전하면서 이 일대(44만㎡)는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로 탈바꿈된다. 산업시설용지 6만 8000㎡에 대·중·소기업이 모두 입지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며, 수도권 광역 바이오산업 벨트의 전략 거점으로 육성된다. 서울 최초의 K-팝 중심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도봉구)도 공정률 34%로 계획 대비 114%를 넘어섰다. 최대 2만 8000명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2027년 개장하면 연간 270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노원구 광운대 물류부지(15만 6581㎡)도 철도시설 단절을 해소하고 상업·업무·주거가 어우러진 신경제거점을 조성한다. 이들 지역 주민 약 10만명의 도보 생활권(반경 500m) 내에 일자리가 대거 창출되는 셈이다.

시는 노원·도봉구의 개발을 통해 '강북전성시대'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원·도봉구는 일자리와 문화생활을 위해 도심으로 1시간은 나와야 한다"며 "일자리와 문화가 들어오면 생활 환경이 개선되고 지역 가치도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토] 오세훈 시장, '변화의 시작점 S-DBC'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서울코어'도 10년의 침묵을 깨고 지난달 27일 기공식을 개최했다. 서울역·용산역·한강변을 연결하는 입체복합수직도시로, 국제업무·스마트산업·주거·문화·여가가 복합된 공간을 조성한다. 2028년 기반시설 완공, 2030년 입주 예정이며 연간 3조 30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예상된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홍콩이 중국으로 넘어갔을 때 글로벌 기업들이 도쿄와 싱가포르로 이전했지만 한국으로는 오지 않았다"며 "경쟁력 있는 국제도시들은 업무지구뿐만 아니라 일과 주거·놀이(WLP)를 함께 하는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용산이 국제적 추세에 맞게 만들어지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재검토 대상이 돼 내년 토지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시 관계자는 "용산 사업은 코레일이 토지 매각 계획서를 서울시에 가져 오면 서울시가 승인해주는 구조"라며 "개발 자체가 무산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 국토부와도 밀도 있게 협의한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사진1.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목) 용산구 철도정비창 일대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7일 용산구 철도정비창 일대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서울시
◇ WLP 위한 복합개발…서울, 균형 성장으로 '글로벌 TOP5' 목표
서울고속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 등 노후 터미널 부지 재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76년부터 운영된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는 지상 60층 이상의 복합시설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시는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고속버스터미널 부지(14만6260㎡) 복합개발 사업'에 대한 사전협상에 나선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글로벌 터미널 기능은 지하에 집약하고 상부에는 업무, 판매, 숙박, 문화, 주거 등이 결합된 입체복합개발을 추진한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도 진행 중인데, 교통·문화·상업이 결합된 복합거점으로 변신한다. 2023년 문을 닫은 중랑구 옛 상봉터미널 부지도 복합단지로 탈바꿈하며, 지난달 4일 기공식을 한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도 도심형 주택 997가구를 갖춘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재탄생한다.

성동구 핫플레이스인 성수동의 삼표레미콘 부지(2만 8106㎡)도 협상을 완료하고 내년 1월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를 앞두고 있다. 첨단산업 기반의 글로벌 미래업무지구(TAMI)로 조성되며 지상 79층 규모다. 구 교수는 "최근에는 성수동이 선호 지역인데, 회사가 외곽으로 이전하면 그만둔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시의 개발 전략은 기존의 숙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 교수는 "일과 주거·놀이(WLP) 입지가 추세라는 점에서 서울고속터미널 등 노후 터미널 개발이 업무복합개발로 논의되는 것도 그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아라고 설명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복합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 방향에 대해 "공공 주도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수용·보상·주민 이전 등의 갈등이 조기에 해소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주요 개발사업들은 시가 지난 2023년 표방한 '100년 도시공간 대개조'의 실질적 출발점이다. 오세훈 시장은 "강북이 도약하고 강남·북이 나란히 성장해야 서울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가고, 균형이 잡힌 도시만이 위기를 이기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는 강북지역을 주거 기능에 치우친 '소비도시'에서 자생력을 갖춘 '산업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동시에 강남권의 노후 시설을 첨단 복합거점으로 재생하고, 동남권을 한강변 랜드마크로 조성하면서 서울 전역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들 사업을 통해 글로벌 탑5 도시로의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도시 전체의 체질 개선이 구체적 결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겠지만, 주요 거점의 동시 재개발은 서울의 미래상을 대폭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기공식2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열린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기공식에서 참석자들과 시삽식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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