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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 2년 만에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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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12. 07. 11:03

위태로운 휴전 속 축제 "평화의 성탄 되길"
CHRISTMAS-SEASON/BETHLEHEM-TREE <YONHAP NO-3267> (REUTERS)
팔레스타인인들이 6일(현지시간) 베들레헴에 위치한 성탄 교회 밖 마구간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밝히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도시 베들레헴이 2년 만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을 밝히며 전쟁의 상처에도 희망을 되찾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예수의 탄생지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지난 2년간 성탄절 공개 축하 행사를 자제해 왔다. 그러나 가자에서의 불안정한 휴전이 두 달째 이어지자, 베들레헴은 6일(현지시간) 밤 구유 광장(Manger Square)에 설치된 20m 트리에 불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며 이날 행사에는 서안과 이스라엘 지역 곳곳에서 모인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참여했으며, 오후 8시 트리 조명이 켜지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하이파에서 이날 행사를 위해 점등식에 참석한 팔레스타인인 란다 브술은 "몇 년 동안 이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축하하고 즐기러 왔다"고 전했다.

지난 3년간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극심한 피해를 보았으며, 지난달까지 보고된 사망자는 7만 명을 넘어선다. 베들레헴은 가자로부터 약 60㎞ 떨어져 있지만, 서안 내 팔레스타인인들도 생계를 위협받으며 전쟁의 충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서안 곳곳에 새로운 군사 검문소를 설치하고 일부 지역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북부 서안 도시 공격으로 수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의 중재로 지난 10월 휴전에 합의했으나, 공습과 상호 위반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마헤르 카나와티 베들레헴 시장은 "가자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이라며 "성탄의 빛은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에 먼저 닿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점등식에는 불확실한 전쟁 상황을 고려해 불꽃놀이는 생략됐다. 주민들은 "미래가 두렵지만 희망을 놓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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