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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 4파전… ‘높은 성과’ 임종룡 유리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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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2. 02. 18:01

정진완 행장·외부 인사 2명 포함 도전
임 회장, 실적·M&A 성과로 연임 무게
심층 면접 후 연내 최종 후보 발표 전망

우리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연임에 도전하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임기 1년차를 마무리 중인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내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상을 비공개한 외부 후보 2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차기 회장 레이스를 벌일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취임 이후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기틀을 닦았고,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이 예상되는 등 높은 성과도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한 정진완 행장과 베일에 싸인 외부 후보들이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후보자 검증과 논의를 거쳐 연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 그룹 11개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는 만큼, 차기 회장이 정해지면 계열사 인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회장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과 정진완 행장,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 지난 10월 29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 지 34일 만이다. 임추위는 전문평가기관을 통해 후보자들의 경영성과와 평판 조회 등을 점검하고, 지난 1일에는 롱리스트 후보자 면접을 진행해 압축 후보군을 확정했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충실히 반영한 경영승계규정 및 승계계획에 따라 독립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절차를 진행해 왔다"며 "특히 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는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등 내외부 후보 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인물은 단연 임종룡 회장이다. 1959년생인 임 회장은 1981년 행정고시 합격 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3년 NH농협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했으며, 2015년 금융위원장에 올라 금융정책을 총괄했다. 2023년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한 이래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임 회장 체제에서 우리금융은 고속성장을 이뤘다. 취임 첫해인 2023년 당기순이익은 2조5063억원이었지만, 이듬해 3조860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복귀했다.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는 3조3204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또 다른 내부 후보로 지목된 정진완 행장은 올해 초 우리은행장에 올랐다. 그는 1995년 한일은행 입행 이후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 본점영업본부장,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친 '영업통'으로 평가된다.

정 행장 취임 후 우리은행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6조7440억원으로 전년(6조6110억원)보다 본업 경쟁력이 강화됐다. 또 정 행장은 상대평가 중심의 핵심역량지표(KPI)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직원 인사카드에서 학력·출신지 등 항목을 삭제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기 동안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은행·증권·보험·카드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구축했고, 지난달 초에는 상업·한일은행 동우회의 통합을 이끌며 오랜 계파 갈등 해소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임 회장은 지난 9월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8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계획을 제시했고,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 투입 계획을 밝히며 정책 기조에 발을 맞췄다.

일각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외부 후보 2명이 막판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부 후보로는 전직 우리은행 경영진과 관료 출신 인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추위는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약 한 달 동안 외부 전문가 면접과 후보자별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 3월까지 자회사 CEO 11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인사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해, 최종 후보 윤곽은 이달 말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의 연임 여부가 인사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현시점에서 임종룡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며 "실적과 인수합병 성과만 놓고 봐도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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