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징역형 받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 ‘오스카 지표’ 고담 어워즈 3관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02010001365

글자크기

닫기

김현민 기자

승인 : 2025. 12. 02. 17:49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전날 선전 활동 혐의 징역 1년 선고
ITALY CINEMA <YONHAP NO-1281> (EPA)
자파르 파나히 영화감독이 2025년 10월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20회 로마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EPA 연합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이란 국적의 자파르 파나히 영화감독(65)이 자국 법원으로부터 국가에 대한 선전 활동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및 출국 금지 2년 조치를 받은 다음 날인 2일(현지시간) 미국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시상식에서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이번 선고가 내려진 다음 날인 2일 파나히 감독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35회 고담 어워즈에서 최신작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으로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해당 시상식은 11월 말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이어지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시즌을 여는 첫 행사로 그 방향성을 가늠하게 한다.

파나히 감독은 이번 수상 소감으로 "나는 수상의 영광을 이란과 전 세계의 독립 영화인들에게 바치고 싶다"며 "그들은 아무 지원 없이 때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침묵 속에서도 오직 진실과 인간성에 대한 믿음만 가지고 카메라를 계속 돌리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헌사가 보고 들을 권리를 박탈당했지만 계속 창작하고 존재하는 모든 영화인에게 작은 경의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나히 감독은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지난 5월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내년 3월에 열리는 제97회 오스카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프랑스 출품작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법률 대변인인 모스타파 닐리 변호사는 지난 1일 AFP 통신에 "이번 판결에는 파나히 감독이 어떤 정치·사회 관련 단체에도 가입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나히 감독은 현재 이란 밖에 있다"면서 "그의 혐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했다.

미국 언론인 로저 프리드먼은 한 칼럼에서 파나히 감독이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의 따르면 파나히 감독과 관계있는 한 프로듀서는 "이란인은 충성심이 아주 강하다"며 "그의 가족 모두 이란에 있고 그는 집에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그동안 수차례 구금 등 사법부의 제재를 받아왔다. 2010년 대선 관련 논란으로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뒤 국가에 대한 선전 활동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와 함께 영화 제작 금지, 국외 여행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후 석방됐으나 가택 연금과 출국 금지가 이어졌고 2023년 2월 단식 투쟁 끝에 석방되면서 보석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그는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영화를 제작했다. 대표작으로 2011년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2013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닫힌 커튼', 2015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택시', 202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노 베어스' 등이 있다.

프랑스에 거주 중인 파나히 감독은 이달 4일 마라케시 영화제(Marrakech Film Festival)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그곳에서 '그저 사고였을 뿐'이 상영된다.
김현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