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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중증환자들의 성난분노 확산 “우리 목숨 담보로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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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 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02. 22. 17:51

전공의 이탈 가속화되면서 중증환자 피해 중첩
전원 위해 구급차로 향하는 환자<YONHAP NO-4095>
22일 오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다른 병원 전원을 위해 구급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대규모 병원 이탈로 인한 수술과 진료 축소가 늘어나면서 암 환자 등 중증환자들의 분노가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1분 1초가 아쉬운 중증환자들이 전공의들에게 '연명(延命)을 위한 호소'를 전했지만 전공의들의 업무 이탈은 오히려 더 늘었다. 목숨을 건 암 환자들의 호소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

안선영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이사는 22일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빅5'라고 일컬어지는 병원에서 제일 많이 하는 수술이 암"이라며 "암 환자들 치료 수술을 제일 많이 하고 있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제일 먼저 병원을 떠났다는 것은 '중증 환자들 목숨 담보로 우리 파업할게'라는 말"이라며 분노했다. 그는 "군 병원에서는 불가능하고, 오로지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하다"며 "중증환자들은 혹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까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도 "의사들의 집단 행동은 환자들을 인질로 잡고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려는 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며 "왜 환자 목숨을 판돈으로 걸고 싸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암 3기로 지난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받았으나, 항암 치료가 종료된 지 두 달 만에 암이 간으로 전이돼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한 환자는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다. 이 환자는 "지난 20일 입원, 21일 수술 예정이었는데 취소됐다"며 "시기를 놓쳐서 간 이식으로 넘어갈까 봐 너무 두렵고 무섭다"고 했다.

전공의 업무 중단 사태가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중 9275명(74.4%)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날보다 459명 늘어났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4.4%인 8024명으로, 211명 늘었다. 전공의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밀리면서 수술실 가동률도 하락 중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수술실 22개 중 10개 밖에 운영되질 않고 있다. 이 여파로 21일 오후 6시기준 보건복지부에 접수된 환자 피해사례는 총 149건에 달한다. 하지만 센터에 접수되지 않은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고, 병원을 찾았지만 진료를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린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환혁 기자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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