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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삼겹살 화재’ 알고보니…인덕션 켜놓고 잠들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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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01. 30. 13:28

인덕션 화재, 최근 3년간 223건·재산피해 총 8억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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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후 9시 19분께 서울 금천구 한 다세대주택 4층 주방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39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서울 금천소방서
지난 29일 밤 서울 금천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음식물이 담긴 프라이팬을 전원이 켜진 인덕션 위에 올려둔 채 잠이 들었다가 주변에 있던 수건 등에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서울 금천소방서와 금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9분께 금천구 한 5층짜리 다세대주택 4층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신고 39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 불로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발화 지점 위층에 살고 있던 20대 여성은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4층에 살고 있던 거주자가 저녁에 먹다 남은 삼겹살이 담긴 프라이팬을 전원이 켜져 있는 인덕션 위에 올려두고 잠들었다가 음식물에 붙은 불이 주변에 있던 수건 등에 붙어 크게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4층에서 시작된 불은 5층까지 번져 집 일부와 가구 등이 타면서 총 24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화재에서 방화나 범죄 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방기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지난 3년간 8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주방기기에서 발생한 사고는 806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용이 편리하고 불꽃이 없어 안전하다고 알려진 인덕션으로 인한 화재도 3년간 223건이 발생했다. 인덕션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도 건당 365만원으로 동산과 부동산을 포함해 총 8억여원에 이른다.

발화요인으로 살펴봤을 때 '부주의'로 인한 화재건수는 같은 기간 5만4734건에 달했는데, 이 중 음식물 조리 중에 일어난 화재사고(7677건)가 담배꽁초(1만7407건)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인덕션이 가정에서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사실상 사용자 부주의에 따른 잠재적 화재 위험도가 높아 주의를 요구한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인덕션은 불꽃이 생성되지 않아 일반 가스레인지 보다 덜 위험하다는 사용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인덕션은 불꽃이 올라오는 이상의 고열이 상판에 형성되기 때문에 화재 발생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덕션 화재 대다수가 실수로 전원을 끄지 않거나 잘못 눌러질 경우가 많은 만큼 사용이 끝나면 코드를 빼두는 게 가장 좋다"며 "인덕션 상판 주변에도 최소 60㎝ 안쪽에 불에 탈 수 있는 휴지 등의 물건을 두지 않는 것도 화재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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